한미약품·대웅제약·JW중외제약·메디톡스 신약, 정부R&D 과제 선정

2021-11-09     김경애 기자
한미약품(대표 권세창·우종수)과 대웅제약(대표 전승호·윤재춘), JW중외제약(대표 신영섭·이성열), 메디톡스(대표 정현호)가 개발하는 신약 후보물질들이 최근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눈길을 끈다.

올해 1월 공식 출범한 재단법인 국가신약개발재단(KDDF)에서 운영하는 국가신약개발사업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의약주권 확보를 위해 후보물질 발굴, 비임상, 임상 등 신약개발 전주기를 지원하는 범부처 국가 R&D 사업으로, 올해 처음으로 시행됐다.

JW중외제약은 연구 자회사 C&C신약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STAT3 타깃의 아토피 피부염 혁신신약이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최종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이번 국책과제 선정은 C&C신약연구소가 발굴한 선도물질의 우수한 효능과 기존 약물의 부작용 우려를 극복 가능한 경구용 아토피 혁신신약의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다. 앞으로도 면역·항암 분야의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많은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혁신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C&C신약연구소는 KDDF으로부터 향후 2년간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STAT3을 선택 저해하는 선도물질을 화합물 구조 최적화를 통해 항염증·항소양(가려움증) 효능과 안전성을 확보한 경구용 혁신신약(First In Class) 후보물질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JW중외제약에 따르면 STAT3은 세포 내 다양한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는 단백질(전사인자)이다. STAT3의 비정상 활성화는 염증성질환과 자가면역질환 발생을 비롯해 암세포 성장과 증식, 전이, 약제 내성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C신약연구소는 자체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CLOVER)를 기반으로 STAT3 저해 작용을 통해 염증과 가려움증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선도물질을 발굴했다.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 산하 기관인 싱가포르 피부연구소(SRIS)와 공동연구를 통해 아토피 환자의 약 80% 이상에서 STAT3가 과도하게 활성화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 혁신신약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LAPS Glucagon Analog, HM15136)도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이번 선정으로 한미약품 또한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과 제품화 연구를 위해 2년간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한미약품 권세창 사장은 "글로벌 상용화를 위해 출범한 국가신약개발재단이 한미약품 희귀질환 신약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이다. 보다 역동적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미국 2상에서 혁신 성과를 입증해 치료제가 없는 미충족 희귀질환 분야의 세계 최초 치료제로 상용화 될 수 있도록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는 전 세계 최초 주 1회 투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지속형 글루카곤 유도체이다.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와 투여 주기를 늘려주는 한미약품의 독자적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돼 체내 포도당 합성을 촉진하는 글루카곤의 짧은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지금까지 진행됐던 임상에서 기존 글루카곤 약물 대비 안정성이 우수했고 심각한 저혈당을 보이는 모델에서도 정상 혈당이 유지됐다. FDA(미국 식품의약청)와 EMA(유럽 의약품청)는 2018년 랩스 글루카곤 아날로그를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이어 지난해 EMA는 인슐린 자가면역증후군 희귀의약품으로, FDA는 소아희귀의약품(RPD)으로도 지정했다.

대웅제약과 대웅제약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가 2016년부터 공동 개발 중인 면역항암 항체신약 HL187도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한올바이오파마 바이오연구소 안혜경 본부장은 "이번 정부과제 선정은 HL161 자가면역질환 항체신약을 통해 확인된 한올의 인간항체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차세대 면역항암항체 개발에 나서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HL187의 개발 속도를 더욱 높여 환자들의 희망이 될 수 있는 제품을 신속히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 연구원이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HL187은 T세포나 NK세포에서 면역반응을 제어하는 TIGIT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인체가 가진 면역세포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 세포와 싸우게 하는 치료제)이다. 항체 Fc 부위의 작용 기능(Effector function) 강화로 면역 세포를 더욱 증강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새로운 작용 기전의 항체신약이라는 설명이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따르면 HL187은 해외 임상수탁기관(CRO)을 통해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경쟁 물질 대비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한올은 지난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해 HL187 세포주개발과 생산공정개발, 비임상 및 임상시료생산 등 생산개발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메디톡스의 BTK 저해제 계열 항암신약 MT106도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MT106은 메디톡스가 혈액암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하는 차세대 BTK 저해제 파이프라인이다. 메디톡스는 기존 1세대 BTK 저해제인 임브루비카(이브루티닙)에서 나타난 C481S 유전자 변이 등 내성 한계를 극복 가능한 저분자 합성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MT106은 아직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이지만 이번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 선정을 계기로 후보물질 발굴, 더 나아가 비임상 진입까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메디톡스 측은 "MT106 외에도 MT107(고형암), MT981(면역관문저해 항체치료제) 등 비임상을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후속 파이프라인도 적극 개발하는 등 글로벌 신약개발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 아래 회사의 모든 R&D 역량과 노하우를 결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