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창 사장 "한미약품 혁신신약, 내년부터 결실 하나씩 나올 것"
2021-11-11 김경애 기자
지난 4일 미국 앱토즈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Aptose Biosciences Inc.,)는 한미약품의 급성골수성 백혈병(AML) 치료 혁신신약 FLT3억제제를 5000억 원 규모로 도입해 개발에 나섰다. 로슈 계열사인 제넨텍, 스펙트럼 등 한미약품 파트너사들도 한미로부터 기술이전받은 항암 혁신신약의 가장 빠른 상용화를 위해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미약품 신약개발 부문을 총괄하는 권세창 사장은 "롤론티스, 벨바라페닙, 포지오티닙, FLT3억제제 등 한미약품이 개발한 항암 혁신신약의 글로벌 상용화를 위한 개발 속도가 동시다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내년부터 그 결실이 하나씩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8년 FDA(미국 식품의약청)로부터 희귀의약품(ODD)으로,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앱토즈는 현재 진행하는 미국 1/2상 결과를 토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후속 임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앱토즈는 오는 12월 11일부터 14일까지 미국 조지아주 현장과 온라인에서 동시 개최되는 제63회 미국혈액학회(ASH, 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에서 재발 또는 불응성 FLT3 AML 환자군에서의 HM43239 단일투여요법에 대한 임상을 구연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사전 공개한 초록에 따르면 연구는 최근까지 1상에 등록된 28명의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다. 환자들은 기존 FLT3 억제제(길터리티닙 등)로 평균 2회의 치료 경험을 갖고 있다. △10명(36%)은 FLT3 돌연변이 △16명(57%)은 Wild Type △2명(7%)은 등록 당시 FLT3 변이를 알 수 없는 상태였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임상 참여 환자의 17.9%에서 HM43239 투여 후 완전관해(약제 투여 후 검사에서 암이 소실되는 등 암이 있다는 증거가 확인되지 않는 상태)를 나타냈다. 완전관해를 보인 환자들은 길터리티닙으로 치료되지 않았던 환자로, HM43239가 기존 약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효과가 있음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제넨텍에 라이선스 아웃된 벨바라페닙의 글로벌 임상은 제넨텍과 로슈를 통해 본격화되고 있다.
벨바라페닙은 RAF와 RAS 변이로 인한 고형암에서 항종양 효과를 나타내는 강력한 선택적 RAF 돌연변이 억제제다. 체내 생체 신호를 전달하는 RAS와 RAF의 변이로 세포가 과발현되면 암과 같은 종양이 발생될 수 있다.
현재 흑색종 등에 허가된 치료제는 BRAF 억제제뿐이다. 전체 흑색종 환자 32만여 명 가운데 22%에게만 처방이 가능하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NRAS, KRAS 등의 돌연변이는 치료제가 없다.
한미약품은 "벨바라페닙은 BRAF 뿐만 아니라 NRAS, KRAS를 포함한 다양한 돌연변이의 표적이 가능해 전체 흑색종 환자의 56.3%를 치료할 수 있다. 단독뿐 아니라 병용으로도 임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넨텍은 한미약품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태원 교수가 진행한 벨바라페닙 임상 및 전임상 연구를 네이처지 6월호에 게재했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항암신약 연구 성과가 네이처에 실린 것은 처음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고형암 환자 135명에서 우수한 항암효과는 물론 기존 치료제와 비슷한 안전성을 보였다. 제넨텍은 기존 승인된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에서도 우수한 내약성과 안전성을 입증, NRAS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슈는 대규모 임상프로젝트 태피스트리(TAPISTRY)에 벨바라페닙 관련 단독 및 병용요법 코호트 2개를 추가했다. TAPISTRY는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고형암 환자 중 특정 변이를 가진 이들에게 맞춤형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한 임상이다. 총 9종의 항암제에서 11개 코호트로 진행된다. 임상은 로슈의 항암제 부분 핵심 파이프라인들이 총동원된 대형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한미약품이 파트너사 스펙트럼과 공동 개발하는 비소세포폐암 신약 포지오티닙은 FDA 신약시판허가(NDA) 신청을 목전에 두고 있다. 스펙트럼은 이르면 올해 안에 포지오티닙 FDA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포지오티닙은 올해 초 FDA로부터 패스트트랙(Fast Track) 개발 약물로 지정받았다. ZENITH20이라고 명명된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2상이 총 7개 코호트로 진행됐다.
임상에서 스펙트럼은 1회 이상 사전 항암 화학요법 등에 실패한 HER2 Exon20 변이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1일 1회 포지오티닙 16mg을 경구 투여했다. 객관적 반응률과 안전성, 부작용 등에서 FDA가 요구한 치료반응률을 충족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12월 FDA와 사전 미팅(Pre-NDA meeting)에서 신약허가(NDA) 제출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지난 10월 미국암학회(AACR-NCI-EORTC) 학술대회에서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의 연구팀은 포지오티닙을 KRAS 억제제와 병용투여한 전임상 모델에서 EGFR과 HER2 변이 외에도 HER3, HER4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MD 앤더슨 암센터의 존 헤이맥(John V. Heymach) 교수 주도로 진행된 2상 결과는 '글로벌 논문 피인용 지수'(Impact Factor) 44.54인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리기도 했다.
이 외 한미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신약 롤론티스는 지난 1일 한국에서 첫 발매돼 이목을 끌었다. 내년 중 미국 FDA 허가도 기대되고 있다. 기존 약제 대비 투여 용량은 줄이면서도 효능을 높여 항암 치료를 받는 암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 권세창 사장은 "한미가 개발한 우수한 항암신약들의 상용화를 위한 글로벌 임상을 파트너사들과 함께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치료제가 없거나 난치성으로 완치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이 신약들이 도움될 수 있도록 상용화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