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코로나19 2년차 기부금 더 줄었다...올 들어 37% 감소

2021-11-24     박인철 기자
코로나19 이후 국내 대기업의 기부활동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김경준)가 국내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255곳의 2021년 1~3분기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3분기까지 기부금 집행 규모는 총 1조14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6138억 원보다 37.1%(5989억 원)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이들 기업의 매출은 작년 동기에 비해 13.8%(186조1941억 원)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73.5%(62조6509억 원) 늘어난 상태다.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됐는데, 기부금은 오히려 큰 폭으로 줄인 것이다.
공기업을 제외한 246개 기업의 3분기 누적 기부금은 878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7.0%(1796억 원) 축소됐다. 공기업에서 전체 감소액의 70%에 달하는 4194억 원이 줄었다. 작년 한전공대 설립을 위해 한전과 자회사들이 대규모로 기부금을 집행했던 탓에 지난해 증가했던 기부금이 올해 다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3분기와 비교 시 20.2%(2550억 원) 감소하는 등 공기업의 기부금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이 같은 추세라면 기업들의 올해 기부금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4분기 이들 기업의 기부금은 5649억 원으로, 연말 기부 문화가 집중되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1조5000억 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조1727억 원 대비 2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전체 20개 업종 가운데 작년 동기 대비 기부금이 늘어난 업종은 생활용품·철강·증권·제약·상사 5개 업종뿐이었다. 생활용품 업종만 유일하게 기부금이 전년보다 100억 원 이상 늘었다. 뒤를 이어 △철강(90억 원) △증권(45억 원) △제약(23억 원) △상사(6억 원) 순이었다.

기부금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공기업(4194억 원↓)이었고 △IT전기전자(505억 원↓) △서비스(293억 원↓) △조선·기계·설비(241억 원↓) △은행(231억 원↓) 업종이 뒤를 이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 기부금이 올 3분기까지 187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작년 동기 2394억 원과 비교하면 21.6%(516억 원) 줄었지만 2018년(3103억 원), 2019년(3577억 원), 2020년(3114억 원) 모두 기부금 선두를 지켰다.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기부금 순위는 한국전력공사(880억 원)·LG생활건강(683억 원)·SK하이닉스(480억 원)·포스코(366억 원)·현대자동차(354억 원)·GS칼텍스(320억 원) 순이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1% 이상인 기업은 LG생활건강(1.13%) 1곳뿐이었다.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높은 곳은 부산은행(0.82%), 씨젠(0.66%), 현대홈쇼핑·한섬(0.46%), 한미약품·SK(0.40%)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