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내 출구 없는 구독서비스에 칼 빼든 방통위...해지 쉬워진다
2022-01-05 최형주 기자
방통위에 따르면 최근 한국소비자원으로 들어온 앱 이용에 대한 민원 중엔 이용자들의 개선 요구 사항으로 ▶어려운 해지 절차(40.5%)가 가장 많았고 ▶청약철회·취소 어려움(23.3%) ▶미인지 유료 전환 미고지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방통위는 인앱결제가 가능한 애플 앱스토어 ▶멜론 ▶지니뮤직 ▶플로 ▶벅스 ▶바이브 ▶카카오뮤직 ▶유튜브 뮤직 ▶밀리의 서재 ▶윌라오디오북 ▶유튜브 ▶왓챠 ▶티빙 ▶웨이브 등 주요 모바일 앱의 구독서비스 해지절차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아이폰 이용자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멜론, 지니뮤직, 플로, 벅스, 카카오뮤직, 티빙, 웨이브 등 7개 모바일 앱 구독서비스를 가입·이용하는 경우 앱 내부의 메뉴 및 인앱결제를 통해 가입은 간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앱 내에서 이를 해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아이폰 이용자가 모바일 앱 구독서비스를 해지하기 위해서는 앱 외부에 있는 아이폰 단말기 ‘설정’ 메뉴 → ‘내정보(Apple ID)’ 메뉴 → ‘구독관리’ 메뉴 → ‘구독항목’ 메뉴 → ‘구독취소’ 등 5단계를 통하거나 전화(고객센터) 또는 홈페이지에서 해지가 가능했다.
이와 같이 모바일 앱 내부 메뉴가 아닌 앱 외부의 단말기 ‘설정’ 메뉴에서만 해지가 이루어지는 경우, 인앱결제 관리가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는 해지절차 확인을 위해 개별적 검색에 의존하거나 적시에 해지하지 못해 불필요한 서비스 이용요금이 발생하기도 했다.
애플은 모바일 앱 내에서 ‘설정’ 메뉴의 구독관리 화면으로 바로 연결하는 기능(이른바 ‘해지 링크’)을 제공한다. 하지만 해당 기능이 모바일 앱 개발사들에게 제대로 고지되지 않아 앱 개발사들이 이를 이용하기 어려웠다.
다만 바이브, 유튜브뮤직, 밀리의 서재, 윌라 오디오북, 유튜브, 왓챠 등 6개 구독서비스에서는 이 기능을 구현했다. 즉, 모바일 앱 내의 ‘해지하기’ 메뉴를 누르면 아이폰 ‘설정’ 화면의 ‘구독항목’ 메뉴로 바로 연결돼 ‘구독취소’가 가능하다.
이에 방통위는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적시에 해지를 못해 발생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모바일 앱 내 해지 기능을 제대로 구현하지 않은 애플 앱스토어 및 앱 사업자를 대상으로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우선 앱 마켓사업자이자 인앱결제를 제공하는 애플은 이용자가 구독서비스를 모바일 앱 내에서 손쉽게 해지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고 모바일 앱 사업자에게 안내할 것을 권고했다. 또 모바일 앱 사업자에 대한 안내도 강화하도록 올해 상반기 중 조치한다.
또 모바일 앱 개발사에 대해서는 이용자가 구독서비스를 쉽게 해지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내에 해지 기능을 제공 ▶웹페이지·모바일 등 결제방식과 관계없이 해지절차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안내 ▶해지에 이르는 단계를 최소화하는 등 이용자가 알기 쉬운 방식으로 해지절차를 안내·제공하도록 권고했으며 해당 개발사들은 올 상반기 중 애플이 개선한 모바일 앱내 해지 기능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현재 인앱결제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에 따른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점검결과를 고려해 앱 마켓사업자의 인앱결제 시 해지제한 금지 등 이용자 보호 의무 규정을 포함할 예정이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이 마무리되면 현행 '앱마켓 모바일콘텐츠 결제 가이드라인'에 이번 권고사항도 반영해 이용자의 구독서비스 해지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