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백종훈, 재임 첫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후계 발판 다지기도 착착
2022-02-11 유성용 기자
박찬구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 간 경영권 분쟁으로 어수선했던 회사 분위기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본연의 사업에 집중해 석유화학 제품 수요를 잡았다.
지난해 3월 영업본부장 출신으로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박 대표는 현재 회사 영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 회장 장남인 박준경 부사장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며 경영 승계를 위한 발판을 다지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매출 8조4618억 원, 영업이익 2조4068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5.9% 영업이익은 224.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이고, 매출은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다.
금호석유화학은 매출 증가율은 LG화학(대표 신학철)과 롯데케미칼(대표 김교현) 등 업계 경쟁사들이 호황 속에서 기록한 40%대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게다가 지난해 6월 박찬구 회장이 조카인 박철완 상무와 벌인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회사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최대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크다.
울산 석유화학공단에는 연산 24만톤 NB라텍스 생산 설비 신설에 나섰다. 2560억 원을 투자했고 증설이 완료되는 2023년 말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71만톤에서 95만톤으로 확대된다.
지난해 말에는 조선과 풍력발전 산업의 호황기에 대응해 지속 성장이 가능하도록 에폭시 수지 생산라인 증설 준비에도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에폭시 수지 생산능력을 올 1분기 6만 톤 늘리고, 2023년 다시 6만5000톤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생산능력은 약 26만 톤이다. 에폭시 수지는 배 도색을 위한 도료, 풍력발전기 날개 제작 등에 사용된다.
경영권 분쟁을 겪은 금호석유 입장에서는 실적 상승 흐름과 영업으로 인해 발생한 잉여금을 적절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이 높아지면 박 전 상무가 경영권 분쟁을 벌일 명분이 없어지게 된다.
실제 박철완 전 상무는 3월 25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에 주주제안을 다시 발송해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의 후임 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재임 첫해 영업본부장으로서 전문성을 살려 견고한 실적 성적표를 받은 백 대표는 박찬구 회장 장남인 박준경 부사장의 경영 승계를 위한 밑거름을 다지는 측면에서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6월부터 영업본부장을 맡아 영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영업본부장 출신 백종훈 대표는 전문성을 살려 라텍스, 합성고무 등 기존 사업을 잘해서 좋은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올해 석유화학 제품 공급과잉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발굴, 주주가치 제고 방안마련 등은 과제로 꼽힌다.
이베스트증권 이안나 연구원은 “대부분의 석유화학 기업들은 올해 중국 수요 불확실성 확대 및 대규모 증설로 업황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좋은 실적을 내며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