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 말 뿐인 '72시간 수리'...부품 없어 AS도 예약 대기

2022-02-17     이은서 기자
# 서울 광진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2020년 1월 가전전문점에서 산 약 100만 원짜리 다이슨 청소기가 한달 만에 충전기 불량으로 작동하지 않아 여지껏 골머리를 앓고 있다. AS를 받으면 해결될 줄 알았지만 같은 고장이 반복해 발생했고 지난해 12월 4번째 수리를 맡기게 됐다고. AS기사는 부품 수급이 지연돼 1월에나 수리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1월 말이 되도록 진척이 없었다. 이 씨는 "다시 문의했을 때는 '부품 수급이 언제 될 지 몰라 AS 날짜를 확신할 수 없다'고 하더라"라며 어이없어 했다.

# 경기 하남시에 사는 권 모(남)씨는 2020년 4월 홈쇼핑을 통해 약 60만 원의 다이슨 청소기를 시골에 사는 어머니께 선물했다. 구매한 지 두 달 만에 청소기 밑부분 롤러 마개가 빠지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빠질 때마다 다시 끼워서 사용했다. 올해 1월엔 플라스틱 마개마저 잃어버리면서 아예 청소기를 사용할 수 없게 돼 AS를 요청했다. 곧 수리 받을 거란 기대와 달리 AS 기사는 부품이 없어 대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씨는 "현재 부품이 없다고 한다. 부품이 수급될 때까지 AS 예약을 해놓는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라며 황당해했다.

다이슨에서는 '72시간 내 AS'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부품 수급 차질로 수 개월간 기다리는 일이 다반사여서 소비자 불만이 치솟고 있다.

다이슨 측은 '72시간'은 의무가 아닌 목표라며 수리 지연 시 소비자가 원할 경우 대체품이 제공된다고 해명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다이슨 에어드라이어, 무선청소기 등이 고장나 AS를 요청했지만 길게는 수 개월간 수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비자 불만이 꾸준하게 올라오는 상황이다.

다이슨은 국내에 공장이 없어 모두 해외서 수급하다보니 이전부터 이같은 문제가 꾸준하게 있어왔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다이슨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생산, 물류 등에 차질이 있다보니 다이슨도 부품 수급 문제가 더 집중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다이슨에서 '72시간 AS'를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720시간'이 훌쩍 넘는다"면서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대체품 제공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안내하지 않아 AS를 신청 후 사용도 하지 못하고 마냥 기다려야 했다는 불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같은 소비자 불만에 대해 다이슨 측은 72시간 내 수리 방침에 대해서는 의무가 아닌 목표라고 입장을 밝혔다.

다이슨은 “AS 담당 엔지니어가 제품 수령 후 72시간 내 수리를 완료해 고객께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다만 코로나로 인해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AS가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AS가 지연될 경우 필요 시 수리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대체 상품 제공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픽업서비스의 경우 담당 기사가 직접 방문해 제품을 픽업하며 대체 상품은 제공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이슨은 지난 2019년 72시간 내 제품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AS를 대폭 강화했다. 

다이슨은 공식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구매할 경우 2년 동안 무상 보증과 AS를 제공한다. 조명 제품 보증기간은 2년이다. 또 같은 고장이 반복될 경우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무상 교환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