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사 20곳 주총 안건 보니…보령·한독·대원 오너3세 등기이사 입성 눈길

2022-03-07     김경애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이달 중순부터 도래하는 가운데 보령제약과 한독, 대원제약 오너 3세들이 사내 등기이사로 잇따라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임기만료를 앞둔 CEO 교체도 예상되고 있다. 제약사는 전통적으로 인사에 보수적인 편이지만 경영자의 평가 지표인 실적이 연임의 발목을 잡았다. GC녹십자MS와 영진약품이 CEO 교체를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정기주총 소집을 4일까지 공시한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20곳 가운데 17곳(지주사와 계열사 포함)이 오는 주총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한다.
 
이 중 오너 3세 경영인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보령제약과 한독, 대원제약의 행보가 특히 주목된다. 보령제약은 김정균 사장(38)을, 한독은 김동한 경영조정실 이사(39)를, 대원제약은 백인환 마케팅본부 본부장(39)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김정균 사장은 보령제약 창업주인 김승호 명예회장(91)의 손자이자 보령홀딩스 김은선 회장(65)의 장남이다. 올 초 보령제약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지주사인 보령홀딩스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김동한 이사는 창업주 고(故) 김신권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김영진 회장(67)의 장남이다. 영문명인 'KIM DANIEL DONG HAN'으로 등기이사 명부에 이름을 올린다. 경영조정실 부장으로 입사했던 김 회장과 마찬가지로 경영조정실을 거치며 경영 수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인환 본부장은 창업주 고 백부현 전 회장의 손자이자 백승호 회장(67)의 장남이다. 현재 대원제약은 백부현 전 회장의 장남인 백승호 회장과 차남인 백승열 부회장(64)이 공동으로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백 본부장이 이사회에 새롭게 합류하면서 대원제약의 향후 경영승계는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균 보령제약 사장과 백인환 마케팅본부 본부장
사외이사 선임도 활발하다. 지주사와 계열사를 포함한 총 12곳에서 신규 사외이사 22명을 영입한다.

셀트리온은 오는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 1명을 신규 선임한다. 이는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는 오는 8월부터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반드시 둬야 한다는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른 것이다.

셀트리온의 첫 여성 사외이사인 고영혜 씨(68)는 제주한라병원 병리과 과장이자 고대구로병원 병리과 초빙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과거 삼성서울병원 병리과 교수와 대한병리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박재완·이창우 2명을, 종근당은 창동신 1명을, 보령제약은 차태진 1명을, 동아st는 김범준 1명을, 일동제약은 채희동 1명을, 삼진제약은 고기영 1명을, 영진약품은 소영석·김붕년 2명을, 신풍제약은 장윤호 1명을, 환인제약은 황상원 1명을 사외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한다.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들의 출신은 의대 교수와 법조인, 전직 관료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임기 만료 CEO들의 교체 여부도 관심사다. 제약바이오 20개사 CEO 42명 중 15명이 이달자로 임기가 만료되는데, 오너 경영인 제외 시 총 7명이 남는다.

이 중 GC녹십자MS 안은억 대표(58)와 영진약품 이재준 대표(57)는 실적부진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올 전망이다.

GC녹십자MS의 지난해 매출은 1017억 원으로 전년보다 10.3% 줄었고 영업익은 -196억 원으로 적자를 냈다. 영진약품도 매출이 1961억 원으로 5.9% 줄었고 영업이익이 -13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GC녹십자MS 차기 대표로는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 예정인 사공영희 GC녹십자 운영지원실장(60)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진약품의 경우 과거 종근당 글로벌사업본부 본부장과 영진약품 국제사업부장을 지낸 이기수 씨(57)가 차기 대표이사로 거론된다.

삼진제약 첫 전문경영인인 장홍순 사장(67)도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전문경영인 출신의 최용주 사장(66)은 장 사장의 사임으로 공동대표에서 단독 대표가 됐다. 장 사장의 사임을 두고 오너 2세들에게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삼진제약은 현재 공동 창업주인 조의환 회장(82)과 최승주 회장(82) 양강 구도가 구축된 상황이다. 조의환 회장의 장남 조규석 전무(52)와 차남 조규형 상무(48), 최승주 회장의 장녀 최지현 전무(49)와 차녀 최지선 상무(46)는 지난해 말 각각 부사장과 전무로 승진했다.

GC녹십자그룹 계열사인 유비케어 이상경 대표(57)와 일동홀딩스 박대창 대표(72), 동화약품 유준하 대표(59)는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하며 CEO 유임이 거의 확실시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