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코리아, 시트로엥 신차 출시 잠정 중단...“당분간 지프·푸조·DS 판매에 집중”

2022-03-07     박인철 기자
스텔란티스코리아가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시트로엥의 신차 출시를 당분간 하지 않는다고 7일 밝혔다. 하지만 이 것이 국내 시장 철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당분간은 지프와 푸조, 프리미엄 브랜드 DS에 집중하는 새 전략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보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날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지프, 푸조, 시트로엥, DS 오토모빌 브랜드 통합 이후 첫 번째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이탈리아, 미국 합작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PSA) 그룹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다. 지프, 푸조, 시트로엥, DS를 포함해 피아트, 크라이슬러, 닷지, 시트로엥, 오펠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선 올해부터 스텔란티스코리아가 기존 지프뿐만 아니라 푸조, 시트로엥, DS 판매도 맡는다.

이 자리에서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는 지프, 푸조, DS에 집중하고 다양한 신차를 선보이는데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이크 아우만 대표는 “스텔란티스는 독특한 정체성을 갖춘 자동차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지프의 경우 지난해 한국 진출 후 가장 높은 판매량(1만 449대)을 기록했고, 푸조 역시 특색이 있는 브랜드”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트로엥의 경우 지프, 푸조, DS에 집중하기 위해 신차 출시 등은 잠시 미루기로 했다. 시트로엥 차주를 방치한다는 얘기는 아니며 서비스 네트워크는 지금처럼 이용할 수 있다. DS는 시트로엥 프리미엄 브랜드이긴 하지만 아직 진출 초기인 점을 고려해 신차 출시 등 마케팅에 더 신경 쓸 것”이라 말했다.

최근 업계에선 시트로엥 철수설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18년부터 4년 연속 판매량이 감소세다. 2018년 1053대에서 2019년 962대, 2020년에는 930대, 지난해에는 603대까지 낮아졌다. 3년 사이 판매량이 42.7%나 줄었다. 이 기간 수입차 시장이 26만705대에서 27만6146대로 5.9% 증가했지만 시트로엥은 오히려 역성장을 한 셈이다.
 
애초 시트로엥이 판매량이 높은 브랜드는 아니지만, 그마저도 수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한데 지난 두 달간 26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 동기보다 55.2% 감소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시트로엥은 국내에 남은 재고 외에 따로 물량 투입 예정이 없는 상황이다. 

시트로엥의 부진 요인에는 최근 디젤 위주 라인업과 신차 부재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현재 시트로엥이 국내에 판매하는 모델은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C5 에어크로스’, ‘C4 칵투스’까지 3종이다. 모두 디젤만 남았다.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친환경차가 대세로 떠오른 현 추세와는 다소 맞지 않은 흐름이다. 또 국내 디젤 시장은 독일 브랜드인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의 점유율이 높아 승부가 쉽지 않다. 

시트로엥은 신차도 2019년 6월 소형 SUV ‘뉴 C3 에어크로스’가 마지막이다. 서비스센터도 전국 16개로 적은 편이며 2019년 5월 오픈 이후 무소식이다. 당연히 고객 유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트로엥 철수설에 대해 스텔란티스코리아 관계자는 “시트로엥의 국내 철수는 사실이 아니며 당분간은 지프·푸조·DS 위주로 운영한다고 보면 된다. 현재 대부분 브랜드가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푸조·시트로엥·DS는 국내 재고로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트로엥의 추가 물량 수급에 대해서는 보장하기 어렵지만 추가로 가져올 수 있도록 본사랑 조율 중이다. 신차 투입은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서비스센터 운영은 지금처럼 지속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제이크 아우만 대표는 올해 지프와 푸조, DS 세 브랜드를 통해 총 9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 코리아 대표
지프는 1.3ℓ 가솔린 엔진으로 연비를 높인 ‘레니게이드’를 필두로 컴패스 부분변경 모델,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를 선보인다. 푸조는 새로운 엠블럼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신형 ‘308’과 함께, 국내 최초로 가솔린 엔진을 얹은 SUV ‘3008’과 ‘5008’을 도입한다. DS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DS 7 크로스백’과 ‘DS 4’로 프리미엄 마켓을 공략한다.

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판매 방식 변화 의지도 보였다. 비대면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DS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 판매를 포함해 전시장과 운영 방식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서비스 네트워크 품질 향상에도 힘을 쏟는다. 지프의 경우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18개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2023년 경상도와 전라도로 확대하고, 2024년에는 30개로 늘린다. 푸조와 DS의 경우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되 2023~ 2024년까지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각각 20개로 증설할 계획이다. 시트로엥은 현재 수치를 유지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