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들 '사상 최대 실적' 통 큰 배당으로 주주 환원...기아 주당 배당금 3배 늘려

2022-03-10     박인철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현대자동차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배당금도 크게 늘리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된  현대차그룹 상장계열사 10곳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10개사 모두 매출이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현대로템 1곳을 제외한 9개사 모두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중 기아(대표 송호성), 현대차증권(대표 최병철) 현대제철(대표 안동일), 현대글로비스(대표 김정훈), 이노션(대표 이용우) 등 5곳은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아, 현대차증권,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4곳은 배당 총액과 주당 배당금도 일제히 늘렸다. 

기아는 지난해 배당 총액 1조20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5.6%, 주당 배당금도 3000원으로 200% 늘렸다.
기아는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도 고수익 SUV와 신차·친환경차 중심 판매 확대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여기에 대당 판매가격 상승, 인센티브 축소 등 전반적인 수익성 체질 개선이 선순환을 이룬 것도 주효했다.

기아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이 발생해도 배당성향 25%를 지켜 주주환원에 적극적 자세를 취하겠다는 의지”라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금을 3배로 인상했다”고 말했다.
▲기아 '모하비'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아 주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확전 우려 등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면서 “부품 수급난도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저점을 지나 연중 지속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배당금 총액 1315억 원, 주당 배당금 100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0% 늘렸다. 주당 배당금은 2014년부터 6년간 750원을 유지하다 2020년 500원으로 낮아졌는데 2021년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금을 다시 최고치로 올렸다.

철강업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 중 하나다. 지난해는 건설과 자동차 생산 등 전방산업이 되살아나면서 철강 수요가 늘었다. 자동차강판·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등으로 매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 가운데 배당은 호실적에 걸맞은 수준으로 시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도 배당 총액을 283억 원으로 전년보다 19.4% 키우면서 주당 배당금도 800원으로 18.5% 늘렸다. 특이한 점이라면 통상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배당금이 높은데 현대차증권은 비상장된 전환상환우선주라 우선주가 418원, 배당금은 800원으로 반대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5년 연속 최대 매출, 영업이익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도 주력 사업 부문인 IB(투자은행)의 순영업이익이 1473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 조직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천 석남 물류센터 선매입펀드 투자, 청주 고속터미널 개발사업 참여 등 대체투자 분야에 집중한 결과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매년 업계 상위 수준의 배당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고 앞으로도 주주 친화적인 배당정책 기조를 꾸준히 펼칠 생각”이라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창사 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1조1262억 원)을 넘어섰다.

해운 사업의 글로벌 경기 반등과 함께 물류, 유통 등 기타 사업도 동반 성장해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아닌 다른 기업과의 화물계약도 확대하는 등 호재가 겹쳤다.

현대글로비스는 호실적에 맞게 배당 총액(1425억 원)과 주당 배당금(3800원)을 나란히 8.6%씩 올렸다. 2020년과 2019년은 3500원으로 동결이었다.

현대자동차도 최대 매출(117조6106억원)에 영업이익(6조6789억 원)은 무려 178.9%나 뛰면서 지난해 배당 총액(1도3007억 원)과 주당 배당금(5000원)을 각각 65.6%, 66.6% 큰 폭으로 높였다. 
▲제네시스 G90

글로벌 판매량은 줄었지만 고수익 모델인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전년 대비 64% 증가한 42만2000대 판매했고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도 5.1%로 전년(3.4%)보다 1.7%포인트 확대된 점이 주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0년 코로나19 유동성 대응으로 중간배당을 중단하다 지난해 재개했고  그해 11월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자사주 1% 매입을 공시했다”면서 “올해에도 중장기 수익성 목표 달성으로 추가적인 미래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