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산업 소액주주들 "골프장 합병 추진한 이사진 잘라라"
2022-03-24 김경애 기자
보다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사측이 제안한 1주당 300원의 현금배당을 주당 1500원으로 5배 늘릴 것을 요구했다. 원양어업 경쟁사인 신라교역과 동원산업에 비해 배당이 인색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사조산업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화손해보험빌딩에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정기주총 의장을 맡은 이창주 대표이사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우리 회사가 경쟁력 있는 종합식품기업으로 가는 의미 있는 한해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실 있는 수익성 강화와 획기적인 제품 경쟁력 확보, 재무구조 개선 등 엄격하고 차별 없는 윤리경영을 하는 회사로 나아갈 것을 약속했다.
별도 매출은 4024억 원으로 5.3% 늘었다. 영업이익은 188억 원으로 191.5%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06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해 무산된 골프장 합병 건과 현금 배당금을 두고 사측과 소액주주간 갈등이 빚어졌다.
앞서 사조그룹은 사조산업이 최대주주로 있는 골프장 계열사 캐슬렉스서울과 사조시스템즈가 최대주주로 있는 캐슬렉스제주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지난해 3월 무산됐다.
골프장 합병은 사측과 소액주주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캐슬렉스제주와의 합병이 회사 이익과 반한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더군다나 캐슬렉스제주의 최대주주인 사조시스템즈는 오너 3세 주지홍 사조산업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어 합병 시 주 부회장만 이득을 보게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주지홍 부회장은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올해 정기인사에서 식품총괄 본부장(부사장)에서 식품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주총에 참석한 소액주주들은 "아들 지분이 많은 회사들에 일감을 몰아주고 금융을 지원해주는 등의 행동이 계속 누적되오면서 분노하고 있다. 여기에 골프장 합병 건이 더해졌다"면서 "캐슬 합병을 추진한 이사들을 문책하고 잘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주 사장은 "당시 사조산업에서 이사회를 열지 않아 골프장 합병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합병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추진됐으나 주주들의 격렬한 반대로 합병을 하지 않았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이창주 사장은 "코로나19 장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우리라고 고민을 왜 안 했겠느냐. 최근 러시아 사태로 현재로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배당 확대에 대해 고민을 더욱 많이 하겠다고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