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고 직구로 덜컥 샀다간 AS 낭패...삼성·LG전자는 되고, 다이슨·샤오미는 불가

AS 여부는 제조사 재량...무상보증 기간도 짧아

2022-03-25     박인철 기자
#사례 1.인천에 사는 박 모(남)씨는 2020년 해외직접구매(직구) 사이트를 통해 LG전자 65인치 TV를 구매했다. 최근 들어 소리만 들리고 화면이 안 나오는 문제가 발생해 고객센터를 통해 AS를 신청했는데 수리비용이 104만 원이라는 얘기에 화들짝 놀랐다.

박 씨는 “같은 TV를 지금 국내에서 구매해도 140만 원 정도인데 수리비가 104만 원이면 차라리 새로 사는 게 나을 정도”라고 말했다.

#사례 2. 서울에 사는 한 모(여)씨는 2015년 해외 직구로 삼성전자 75인치 LED TV를 구입했다. 최근 들어 화면에 불빛 같은 이미지가 생겨 출장 서비스를 신청했다. 확인해 보니 확산렌즈 이상이었다. 그런데 수리비가 부품비 144만 원, 수리비 20만 원 총 164만 원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한 씨는 “국내에서 구입 시 이 정도의 가격까지는 안 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제조사 불량 문제를 왜 소비자가 덤터기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외 쇼핑몰 등에서 TV, 청소기, 노트북 등 가전 제품을 직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AS에 대한 불만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특별 세일 기간에는 같은 고가 제품이 최대 50% 할인하는 경우도 있어 배송이 오래 걸리더라도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다.

그러나 AS를 생각하면 신중한 구입이 필요하다. 직구제품의 AS 규정이 제조사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국가마다 탑재되는 옵션이 달라 ‘국제 보증(International Warranty)’이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해당 제품의 판매 국가에서만 가능하며 해외 제품의 경우 소비자기본법, 소비자분쟁해결기준도 적용되지 않는다. 

즉 AS 제공 여부는 전적으로 제조사의 재량의라는 뜻이다. 실제로 국내에 가전, 전자 제품을 판매 중인 글로벌 브랜드의 서비스 현황을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정도만 유/무상 수리를 제공할뿐 다이슨, 샤오미 등은 수리 접수조차 불가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구 제품은 법적으로는 AS를 안 해줘도 문제없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해외 직구 AS는 오로지 고객 편의만을 위한 서비스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단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무상 수리 범위는 제한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TV, 노트북, 스마트폰 정도만 무상 수리가 가능하다. 직구 수요가 거의 이들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판매국가의 보증 기간을 적용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무상 보증 1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 직구 제품 수리 시 부품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 무상 수리 불가다. 또 보증기간이 경과하거나 소비자의 고의·과실로 인한 고장인 경우 유상 수리를 받아야 한다.

이밖에 세탁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 생활 가전은 구입 시기, 모델 상관없이 유상수리만 가능하다. 역시 부품이 없는 경우에는 수리 자체가 어렵다.

국내 제품인 에어컨, 스마트폰, TV, 모니터 패널 등은 2년, 이를 제외한 제품 대부분의 보증기간이 1년이다. 
▲삼성전자 OLED TV
LG전자는 직구 제품 중 TV에 한해서 무상 수리를 제공한다. 구매 후 1년 이내 증빙 자료가 있어야 하며 패널의 경우 영수증과 송장을 보관해야 무상 서비스가 적용된다. 

국내 제품 경우에도 해당 제품의 무상 서비스 기간은 1년이다. 패널은 2년. 베스트샵 VIP 멤버십 가입 시 3년 무상 서비스가 적용된다는 차이가 있다.
 
이 외 제품은 무상수리가 어렵다. 부품이 누락됐거나 배터리, 필터 등의 소모품이 불량이라 할지라도 유상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LG전자 2022년형 OLED TV 라인업
제조사들은 해외직구의 경우 국내와 같은 조건의 AS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외 제품은 국가 특성에 맞는 기능별로 제조된 경우가 많아 부품 조달 등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도 국가마다 기능이 달라 무상 AS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직구하는 제품은 TV, 노트북 정도에 집중돼있다. 설치비나 관세 등 추가로 붙는 비용을 생각하면 생활 가전을 굳이 해외에서 구매할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들어서는 TV 직구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