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식품사 지난해 R&D 투자비중 0.66%…비중은 풀무원, 증가율은 CJ제일제당 최고

2022-03-25     김경애 기자
국내 10대 식품기업들의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여전히 매출의 1%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풀무원(대표 이효율)과 농심(대표 박준) 단 두 곳만이 1%를 넘겼다.

다만, 전년과 비교해서는 풀무원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가장 크게 하락했다. 

CJ제일제당(대표 손경식·최은석)과 오뚜기(대표 황성만)는 연구개발비를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비율로 늘렸고, 특히 CJ제일제당은 연구개발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식품기업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총 3161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7.3% 늘었고, 연간 매출은 총 47조5894억 원으로 7.6% 증가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R&D 비중은 0.66%로, 전년도 0.67%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번 집계는 2021년 연매출 기준 상위 1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개발비를 별도 기준으로 공시한 동원F&B(대표 김재옥)와 오뚜기, 오리온(대표 이승준)을 제외한 나머지 7개사는 연결 기준 비용이다.
 
CJ제일제당은 연구개발비 규모가 10개사 중 가장 컸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693억 원인데, 이는 연구개발비 규모 2위인 농심의 약 6배에 달한다.

이어 농심 293억 원, 풀무원 285억 원, 대상(대표 임정배) 277억 원, 롯데칠성음료(대표 박윤기) 220억 원, 오뚜기 130억 원 순으로 연구개발비 규모가 컸다.

동원F&B와 SPC삼립(대표 황종현), 오리온,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는 100억 원 이하의 금액을 기록했다. 동원F&B는 별도 기준 일반식품 부문과 조미식품 부문 연구개발비를 합산한 비용으로, 연결 비용은 이보다 클 것으로 추측된다.

CJ제일제당은 연구개발비 증가율도 13.1%로 10개사 중 가장 높았다. 오뚜기 10.4%, 하이트진로 9.7%, 대상 8.9%, 롯데칠성음료 8.0%, 농심 7.0%, 동원F&B 6.1%, SPC삼립 3.9% 순이었다.

이와 반대로 풀무원과 오리온은 연구개발비가 각 13.9%, 26.8% 줄었다. 풀무원은 비상장 계열사 24곳이 연결로 반영되면서 연구개발비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1% 이상으로 식품업계 중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는 입장이다.
 
오리온의 경우 공시상의 연구개발 비용은 한국법인 연구소의 인건비, 원재료비 등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오리온 해외법인 연구소의 R&D 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연구소 시제품 개발 이후 신제품 개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생산설비 투자와 대량 생산테스트, 그에 따른 기회비용 등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은 지난해 국내 44개(월평균 3.7개)를 포함해 글로벌 기준 80여 종의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연구개발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간편대용식(HMR)과 음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오리온농협과 오리온 제주용암수 공장을 설립·운영하는 등 신규사업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R&D 비중은 풀무원이 1.13%로 가장 높았다. 풀무원은 지난해 매출 2조5189억 원을 기록했으며 285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농심이 1.10%로 풀무원 뒤를 이었다.

하이트진로는 R&D 투자 비율이 0.21%로 10개사 중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하이트진로 측은 10개사 중 유일한 주류사이므로 영위하는 사업 특성상 신제품 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투자 비중이 낮게 나타난다는 입장이다.

R&D 투자 비율은 10개사 중 절반이 전년보다 떨어졌다. 풀무원이 전년에 비해 변동폭이 -0.3%포인트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오리온 -0.25%p, SPC삼립 -0.03%p, 롯데칠성음료 -0.025%포인트, 대상 -0.019%포인트 순이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은 타 산업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평균 5% 수준으로 크지 않다. 이로 인해 대다수 기업이 R&D 투자를 적게 하면서 기존 브랜드에 새로운 맛을 가미한 신제품들을 출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