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식품사 마케팅비 1조…CJ제일제당·농심·롯데칠성·하이트진로 4개사 1000억원 이상 집행

2022-03-28     김경애 기자
국내 10대 식품기업들의 마케팅 비용이 지난해 1조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0개사 가운데 오리온(대표 이승준)과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를 제외한 8개사가 마케팅비를 늘렸는데 4개사는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마케팅비가 가장 크게 줄었으나 매출 대비 비중이 8.46%로 가장 높고, SPC삼립(대표 황종현)은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나 매출 대비 비중이 0.70%로 가장 낮아 대조를 이뤘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식품기업의 지난해 마케팅 비용은 총 1조895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8.6% 늘었고, 연간 매출은 총 51조1819억 원으로 8.1% 증가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마케팅비 비중은 2.13%로, 전년도 2.12%에 비해 소폭 올랐다.

이번 집계는 2021년 연매출 기준 상위 1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마케팅 비용으로 분류되는 접대비와 판매촉진비, 광고선전비를 연결 기준으로 합산했다. 
 
마케팅비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식품사 매출 1위인 CJ제일제당(대표 손경식·최은석)이다. 지난해 판매촉진비 1565억 원과 광고선전비 1760억 원을 포함한 총 3325억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했다. 

CJ제일제당에 이어 하이트진로 1864억 원, 롯데칠성음료(대표 박윤기) 1428억 원, 농심(대표 박준·이병학) 1301억 원 등 4개사가 1000억 원을 넘겼다. 

마케팅비 규모가 가장 작은 곳은 SPC삼립이다. 판매촉진비 약 2억 원과 광고선전비 205억 원을 포함한 207억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매출에서 마케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하이트진로가 8.46%로 가장 컸고, 롯데칠성음료가 5.7%로 뒤를 이었다. 이는 주류시장 경쟁이 타 식품사업 대비 상대적으로 치열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비용 성격을 보면 하이트진로는 판매촉진비로 33억 원, 광고선전비로 1831억 원을 썼다. 롯데칠성음료는 판매촉진비로 179억 원, 광고선전비로 1249억 원을 사용했다. 

이어 농심(4.88%), 대상(대표 임정배, 2.2%), 풀무원(대표 이효율, 2.07%)이 매출 대비 2% 이상을 기록했다. SPC삼립은 0.70%로 10개사 중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마케팅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SPC삼립이다. 지난해 140억 원에 불과했던 마케팅비가 1년새 47.4% 늘었다. 대상이 33.5%로 그 뒤를 이었고, CJ제일제당 21.4%, 풀무원 10.4%, 동원F&B(대표 김재옥) 9.2%, 롯데칠성음료 8.8% 순으로 높았다.

이들 기업들은 미래 성장과 브랜드 강화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오리온과 하이트진로 두 곳은 마케팅비를 줄였다. 오리온은 매출이 전년 대비 5.6% 늘었는데 마케팅비는 10.2% 감소헀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매출(-2.4%)과 마케팅비(-8.6%)가 동시에 감소했다.

매출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10개사 중 6곳이 전년보다 떨어졌다. 오리온이 전년에 비해 변동폭이 -0.58%포인트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하이트진로 -0.292%p, 농심 -0.1%p, 오뚜기 -0.04%포인트, 롯데칠성음료 -0.03%포인트, 동원F&B -0.02%포인트 순이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과열됨과 동시에 짧아진 식음료 트렌드 주기에 맞춰 신제품 출시 건수가 크게 늘면서 신규 광고비 등의 마케팅 비용이 늘고 있다.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이 SNS상에서 제품 후기와 정보를 공유하는 사례가 보편화되면서 효율적인 비용 집행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