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사외이사 3분의 1이 새 얼굴...신한·하나카드 여성 영입

2022-03-29     원혜진 기자
신용카드사 사외이사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올해 주총에서 새롭게 선임된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와 소비자 보호 및 데이터 분야 전문가들이 집중 영입됐다. 

신한카드(대표 임영진)와 하나카드(대표 권길주)는 여성을 사외이사로 맞이했고, 삼성카드(대표 김대환)는 관료 출신 인사 2명을 신규 선임하면서 사외이사 4명 가운데 3명을 관료 출신이 차지하게 됐다. 현대카드(대표 정태영)는 90년 대생 경영 전문가를 영입해 눈길을 끌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업계 카드사 7곳의 사외이사는 총 32명이며 이 가운데 10명이 올해 새로 선임됐고 8명은 임기 만료로 재선임됐다. 이 가운데 전문가 출신이 12명, 교수와 관료 출신이 각각 10명을 차지해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여성 사외이사는 2명이 추가되면서 4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 

신한카드는 이번 주총을 통해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성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선임했다. 

성 교수는 한국금융소비자학회장, 한국소비자학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 전문가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는 성 교수 영입으로 마이데이터 등으로 확대되는 금융 플랫폼에서 소비자 보호 업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김성렬 전 차관과 오공태 삼공상사 대표가 재임에 성공했다. 사외이사 구성은 기존 이준기, 최준선 사외이사와 함께 기존 4인 체제에서 5인 체제로 확대됐다. 

하나카드는 전선애 중앙대 국제대학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전 원장은 한국여성경제학회장, 한국금융학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외 경제·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전문지식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선애 원장을 영입하면서 하나카드는 2018년부터 역임 중인 송정희 사외이사와 함께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보유하게 됐다. 하나카드는 전 원장과 함께 박재식 전 저축은행중앙회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최근 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8월부터는 자본 2조 원 이상 상장기업은 이사회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장된 카드사다. 다른 전업 카드사들의 경우 비상장사이지만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ESG 경영 흐름에 맞춰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롯데카드(대표 조좌진)의 경우 이미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두었고 삼성카드는 1명의 여성 사외이사가 있다. 

삼성카드는 이번 주총에서 김준규 전 검찰총장과 최재천 전 국회의원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해 관료 출신 위주의 사외이사 구성을 유지했다. 기존의 강태수 사외이사는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거쳤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인 임혜란 사외이사는 이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자 교수 출신이다. 

우리카드(대표 김정기)도 이현철 전 한국자금중개 대표를 영입해 사외이사 5인 가운데 4명을 관료 출신으로 구성했다. 

반면 현대카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교수를 영입해 사외이사 자리에 앉힌다. 신규 영입된 인물은 1990년생의 더글러스 짜이 푸본 파이낸셜 홀딩스 부사장과 변광윤 전 이베이코리아 대표, 조성표 경북대 교수다. 

더글러스 짜이 부사장은 지난해 어피니티PE가 매각한 현대카드 지분 24% 중 대만 푸본그룹이 20%를 가져감에 따라 경영 전반에도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김의철 사외이사는 어피너티PE 한국 전무이고, 연태훈 사외이사는 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이다. 

KB국민카드(대표 이창권)는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조 교수는 현재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에서 민간 부문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데이터 전문가로 통한다.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확대에 따른 행보라는 설명이다.   

이번에 박시환, 김연호 사외이사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사외이사 구성이 전문가, 관료, 교수 출신이 다양하게 이루어졌으며 4인 체제를 유지했다. 

롯데카드는 5명의 사외이사 중 올해 임기 만료 대상자가 없어 모두 기존대로 임기를 이어나간다. 지난해 선임된 이복실 사외이사는 기존 김수진 사외이사에 이어 롯데카드의 두 번째 여성 사외이사다. 이복실 사외이사는 여성가족부 차관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ESG 경영이 중요해지고, 각 사가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라며 "금융 소비자 보호, 데이터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 영입이 자주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