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위 임원들 줄줄이 회사 주식 매입한 속사정은?

2022-05-12     유성용 기자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의 자기회사 주식 매입 행렬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3월과 4월 각각 8명과 11명의 임원들이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한데 이어 4월 말 삼성전자가 부사장급 주요 임원들에게 주식 매입을 독려한 이후에는 보름 만에 13명이 샀다.

회사의 독려가 있은 후 경계현 대표가 5억 원 이상으로 가장 많은 주식을 매입했다. 주은기 상생협력센터장도 3억 원 이상의 주식을 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보름 동안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한 삼성전자 임원은 13명이다. 이들은 총 23억7900만 원어치 주식을 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명의 임원이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4월 마지막 주 삼성전자가 경영진 및 부사장급 주요 임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자기회사 주식 매수를 독려한 이후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4월 한 달여 동안 11명의 임원들이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한종희 대표와 노태문 MX사업부장 등은 지난 3월에 일찌감치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했다. 3월에는 한 대표 외에 8명의 임원이 자기회사 주식을 샀다. 2월에는 5명이 매입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가가 6만 원대에 장기간 머물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임원들의 책임경영 의지를 외부에 알리고자 저평가된 주가 반전 의도로 매입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의 독려 후 가장 많은 주식을 산 임원은 대표를 맡고 있는 경계현 DS부문장이다. 4월 26일 5억3760만 원어치 주식을 매입하며 회사의 독려 상황에 맞춰 즉각 움직였다.
주은기 상생협력센터장이 3억3250만 원으로 뒤이었고 이어 서병훈 IR팀장, 홍두희 감사팀장, 차병석 커뮤니케이션 담당임원, 최광보 사업지원TF 담당임원, 김형남 글로벌 CS센터장 등이 2억 원 안팎 규모의 주식을 매입했다.

나기홍 인사팀장과 김경환 법무팀장도 1억3000만 원어치 주식을 샀다. 이 외에 김도형 구주총괄 대외협력팀장과 김진해 한국총괄 IM영업팀장도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이 기간 주식을 매입한 임원들 중 박재현 글로벌마케팅센터 담당임원은 유일하게 상무다.

재계 관계자는 “고위 임원들의 자기회사 주식 매입은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하고 주주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으로 볼 수 있다”며 “미래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위 임원들의 자기회사 주식 매입 행렬에도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곡선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4월 말 6만5000원이던 주가는 현재 6만5700원(11일 종가 기준)으로 큰 차이가 없다. 증권가에서는 경기 회복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유동성 모멘텀과 비메모리 반도체(Sys-LSI)에 대한 기대감이 둔화된 상황”이라며 “향후 경기 선행 지표들의 개선이 나와야 8만 원대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남대종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방향, 거시 경제지표 변화에 따른 수요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아직은 유동성이 축소되고 있는 구간”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