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2%대...금리 '노마드족' 움직인다
2022-05-27 김건우 기자
은행들은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어 있고 정부 주요 국정과제에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가 포함되는 등 수신금리 상승 압박이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지난 2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25bp(=0.25%포인트) 올리면서 은행들은 발빠르게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27일 오후 기준 5대 은행 중에서 KB국민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이 수신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하나은행도 30일부터 7개 정기예금과 15개 정기적금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인상하며 농협은행도 같은 날부터 정기예금은 최대 0.3%포인트, 정기적금은 최대 0.4%포인트 올린다.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지방은행에서나 볼 수 있었던 1년 만기 금리 2%에 육박하는 정기예금 상품이 대형 시중은행에서도 등장했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모바일 앱으로 가입시 기존 연 2.20%에서 연 2.50%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은 신규 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이 연 1.80%에서 연 2.10%로 인상되며 2% 금리 대열에 합류했다.
이 외에도 '하나은행 3·6·9 정기예금'도 연 1.70%에서 연 1.95%로 0.25%포인트 올랐고 우리은행 'SUPER 정기예금'도 연 1.65%에서 연 1.90%로 인상됐다.
이들 상품은 가입조건이 100~300만 원 최소 가입금액만 충족하면 보장된 금리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일부 상품은 모바일 뱅킹으로 가입 시 최소 가입 금액이 1만 원으로 가입 문턱이 없다.
현재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금리가 연 2.40%,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연 2.25%를 기록하며 여전히 같은 조건의 시중은행 상품보다 금리가 더 높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한 상황에서 인터넷전문은행들도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한다면 1년 만기 기준 연 3% 정기예금 상품 탄생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지난 4월 중순 기준금리 인상 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나란히 2주 뒤 금리를 올린 바 있다.
올 들어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금리에 따라 은행을 갈아타는 '금리 노마드족'이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한 점도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을 재촉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6대 은행·5대 지방은행·3대 인터넷전문은행의 원화 예수금은 전년 대비 8.9% 증가한 1951조 원에 달했다.
국내 증시가 올 들어 하향곡선이고 주요 가상화폐 가격도 폭락하면서 금리를 올리는 은행으로 여윳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4월에 이어 5월 기준금리 인상 직후 은행들이 하루 이틀 만에 수신금리를 올렸고 인터넷은행도 내달 초에는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금리 인상기조가 뚜렷한 상황에서 수신금리를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