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호조 조선업계 정작 일할 사람이 없다...한국조선해양 등 생산인력 확보 박차
2022-05-30 김강호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대표 가삼현·정기선)은 최근까지 97척, 112억8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 14억4000만 달러의 64.7%에 달한다.
삼성중공업(대표 정진택) 역시 19척, 33억 달러를 수주해 올해 연간 수주 목표 88억 달러의 38%를, 대우조선해양(대표 박두선)은 20척, 46억1000만 달러를 수주해 올해 연간 수주 목표 89억 달러의 51.8%를 달성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수주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도 조선 빅 3은 연간 수주 목표치를 145% 초과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수주와 달리 정작 일감을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 조선업계에서는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조선업계는 2010년대 중반부터 오랫동안 불황을 겪었다.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인력도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 종사자(협력사 포함)는 2014년 약 20만3000명이었으나, 현재는 약 9만2000명으로 55% 감소했다.
수주는 늘지만 일할 사람은 줄어드는 현 상황 속에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올 9월, 협력사를 제외한 직접직 인력으로만 95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 조선업체는 인력 수급과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조선 빅 3은 상시채용 및 협력사 취업 알선, 채용 우대 등의 조건으로 기술 연수생 모집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자동화혁신센터를 개소했으며 기계화·자동화 기술을 적용해 인력난을 타개할 계획을 밝혔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수주한 선박을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단계인 내년이나 내후년에 본격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당사는 인력 확보를 위해 올해 7년 만에 생산기술직 공채를 진행한 바 있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기술 연수생을 모집하는 등 전문 인력 양성과 채용 계획은 예전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었다. 당장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 앞으로의 수주 상황, 생산 계획에 따라 인력 확보도 알맞게 조절해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는 오랫동안 큰 불황을 겪으면서 인력 규모 자체가 많이 축소됐다. 특히 이 중에서 규모와 비중이 크고 중요한 협력사 인력이 많이 감소했다. 수주가 늘어날수록 현재 인력으로는 앞으로 선박 생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