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민원평가-식음료] 이물·변질 불만 집중…대상, 5년 연속 민원관리 가장 우수
2022-06-02 김경애 기자
지난해 식음료 부문 소비자 민원은 고질병인 '이물과 변질'에 집중됐다.
전체 민원에서 이물과 변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과반수를 넘기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은 전년에 비해 3.9%포인트 낮아진 63.2%를 기록했으나 타 유형에 비해 여전히 압도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산 절임 배추, 맥도날드 스티커 갈이, SPC 던킨 공장 등 도마에 오른 식품 위생·안전 이슈들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이로 인해 이물과 변질에 민원이 더욱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식음료 24개 업체를 대상으로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민원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이물과 변질이 63.2%로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제품 불량이 11.7%로 뒤를 이었다. 이어 서비스 9.9%, 과대 광고·포장 4.6%, 교환·환불 4.5% 순이었다.
매출 규모 대비 민원 점유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상이었다. 대상의 지난해 매출은 2조8753억 원으로 24개 기업 중 2위인 데 반해 민원 점유율은 10.3%로 공동 10위를 기록, 민원관리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비맥주(1조3445억 원, 15위)와 하이트진로(1조9771억 원, 6위), 해태제과(5360억 원, 23위)도 매출 대비 민원 발생이 낮았다. 동서식품(1조5451억 원, 공동 10위)도 매출에 비해 낮은 점유율을 보였다.
이 중 CJ제일제당은 대상과 마찬가지로 민원 점유율이 10%를 넘겼으나 매출과 비교 시 최종 순위 7위를 기록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어 롯데칠성음료(2조3451억 원, 4위), 빙그레(9840억 원, 19위), 매일유업(1조5436억 원, 공동 10위), 사조대림(1조1660억 원, 16위), 삼양식품(6309억 원, 22위), 농심(2조1026억 원, 5위), 오뚜기(2조4145억 원, 3위), HY(1조966억 원, 공동 17위), 롯데제과(1조5464억 원, 공동 10위) 등 9개사가 20위권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크라운제과는 매출과 비교했을 때 민원 관리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크라운제과의 지난해 매출은 3812억 원으로 24개사 중 최하위인 데 반해 민원 점유율은 0.6%로 7위를 기록했다.
동원F&B(1조7708억 원, 7위)와 SPC삼립(1조3693억 원, 공동 13위), 남양유업(9396억 원, 20위)도 매출에 비해 높은 민원 점유율 순위를 기록했다. 최종 순위를 집계한 결과 동원F&B는 23위, SPC삼립은 22위, 남양유업은 21위를 각각 기록했다.
◆ '이물·변질' 민원 점유율 63%로 최다…'제품 불량'과 '서비스' 10% 안팎 각각 기록
이물과 변질 민원은 종합식품업체를 비롯해 면류, 제과류, 주류, 유업계 등 전 기업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점유율도 매년 과반수 이상을 기록해 식품업계 고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머리카락과 비닐, 플라스틱 등의 이물은 물론 애벌레, 나뭇조각, 나뭇잎, 고무, 금속 등 흔하지 않은 이물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제조공정상에서 혼입됐다는 게 소비자들의 주장인데 업체들은 개봉 후 외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변질의 경우 프레스햄 통조림, 즉석밥 등에서 곰팡이를 발견했다는 불만이 주를 이뤘다. 유통 과정에서 외부 충격으로 포장이 파손될 경우 생기는 작은 핀홀 등으로 공기가 유입되면서 발생했을 것이라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이물과 변질 민원은 동서식품이 90%, 롯데제과와 농심, 오리온이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오뚜기와 사조대림, CJ제일제당, 매일유업, 서울우유 등도 7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제품 불량' 민원은 전년에 비해 1.3%포인트 높아진 11.7%를 기록했다. 식품시장 대세로 떠오른 밀키트와 HMR(가정간편식)을 비롯해 냉동식품, 컵라면, 봉지라면 등에 포함된 액상 소스나 스프가 터져었다는 민원이 다수였다. 캐릭터 스티커 등 포장지에 표기된 증정 상품이 들어있지 않았다는 불만도 있었다.
제품 불량 민원 점유율은 삼양식품이 40%로 24개사 중 가장 높았고 하이트진로 27.3%, 서울우유 23.5%, 롯데칠성음료 23.3%, 오비맥주와 HY 각 20% 순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민원은 전년에 비해 4.4%포인트 하락했고, 과대 광고·포장도 0.3%포인트 하락했다. 이와 반대로 교환·환불은 1.2%포인트 상승했다.
교환·환불 민원이 늘어난 까닭은 막무가내식 교환과 환불을 거부하는 최근 흐름에 기인한다. 과거에는 소비자 잘못으로 문제가 생겨도 무조건 교환·환불을 해주는 분위기였으나 이를 악용한 사례가 크게 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 관련 법·제도와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치하는 트렌드로 기업 정책이 바뀌게 됐다.
서비스 민원은 고객센터에 이물·변질 또는 교환·환불을 문의했으나 상담원의 불친절과 납득이 안 되는 정책으로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이 다수였다. 과대 광고·포장의 경우 영양성분 표기에 대한 불만이 두드러졌다. 특정 제품군의 영양성분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았다거나 포장지 크기에 비해 내용물이 빈약하다는 내용이다.
교환·환불은 우유와 요구르트, 생수 등 정기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상당수 제기됐다. 계약 중도 해지를 요청했으나 업체 측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거나 요청을 무시하고 계속 배달된다는 불만이다. 중도 해지 시 무료 지급분을 결제하라거나 위약금을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