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6개월 만에 해외 출장...18일까지 네덜란드 등 유럽 순방

2022-06-07     유성용 기자
“잘 다녀오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묵직한 한 마디를 남기고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7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한 이 부회장은 18일까지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지역을 방문한다. 지난해 12월 중동을 방문한 이후 6개월 만이다.

지난해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취업제한이 풀리지 않았고, 여전히 매주 법원을 찾아 재판을 받고 있어 정상적인 경영활동에는 제약이 많다.

이 부회장은 우선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위한 첨단 장비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EUV 노광 기술은 반도체 회로를 더 미세하게 그려 칩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ASML에서만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장비 개당 가격이 1500억~3000억 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전략적 지분투자와 경영진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ASML과 파트너십을 쌓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6년과 2019년, 2020년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반도체 미세공정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비메모리 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에도 EUV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5나노미터(nm, 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 경쟁을 위해선 EUV 장비가 필수적이다.

5나노 이하 공정을 구현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두 곳뿐이다.

이와 함께 이번 출장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이 거론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 인수 이후 대형 M&A가 없다.

네덜란드에는 그간 삼성의 M&A 유력 후보로 꼽히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가 있다. 독일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도 인수합병 후보로 거론된다.

한편 이날은 고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트르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빠꿔라”며 신경영을 선언한지 29주년 되는 날이기도 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