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급등에 카드사 여전채 14% 감소...자금 조달 다각화 

2022-06-16     원혜진 기자
카드사들이 채권금리 급등에 따라 자금 조달 비용이 늘자 여신금융채권(이하 여전채) 대신 장·단기CP, ABS, 은행차입 등 조달 방법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5일까지 전업 카드사 7곳의 여전채 발행 규모는 8조30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개별 카드사로는 신한카드와 현대카드 2곳만 여전채 발행규모가 늘었고 나머지 5개 카드사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1조8000억 원의 여전채를 발행해 카드사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 늘었다.

발행규모가 두 번째로 컸던 현대카드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조7500억 원 규모의 여전채를 발행했다. 카드사들이 채권금리 급등으로 장기CP 등 조달 방법을 다양화함에 따라 여전채 발행 규모가 감소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자금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보수적으로 유동성 지표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발행 물량을 늘렸다"며 "소비가 회복되며 취급액이 느는 것에 따라 자금 조달 물량을 늘린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채 발행 규모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우리카드였다. 우리카드의 올해 여전채 발행규모는 전년 대비 53% 감소한 7500억 원에 불과했다.  

대신 우리카드는 올해 총 4번에 걸쳐 8000억 원 규모의 장기 기업 어음(CP)을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규모가 900억 원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여전채를 줄이고 장기CP를 대폭 늘린 것이다. 

롯데카드와 삼성카드도 여전채 발행규모가 전년 대비 각각 37%와 25% 감소했고 여전채 발행규모가 가장 적은 하나카드 역시 같은 기간 17% 줄었다.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자금 조달 방법을 다각화하는 식으로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하고, 채권 금리 상승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여전사의 자금조달 비용도 늘어나 자금 유동성 문제가 생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채권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5일 여전사 실무진들을 만나 자체적인 '비상자금조달' 계획을 수립하라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비상자금조달계획을 점검하고 이행을 요구했다. 

비상자금조달 계획이란 일반적인 자금조달 수단의 활용이 어려울 때 현금 유출이 많은 영업을 축소하는 등 비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회사채 만기분포 ▲즉시가용 유동성 비율 ▲단기조달비중 등의 지표가 포함된다.  

기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아직 비상자금조달 계획 관련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내려오지는 않았지만, 당국의 자금조달 방법 다각화 요구에 따라 회사채 외에도 장·단기CP, ABS, 은행차입 등 조달 방법을 다변화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