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생명 피터 정 대표 사임 후 추측 무성...각종 경영지표 악화 심상찮네
2022-06-17 이예린 기자
새로운 대표가 사실상 결정됐다는 소문이 흘러 나오는가 하면, 매각 후 한국철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AIA생명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새로운 대표가 선임돼 상황을 수습할 때까지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발단은 지난 2일 피터 정 대표는 갑자기 사임을 밝히면서부터다. 피터 정 대표는 2020년 대표 자리에 올랐고 임기가 6개월 가량의 남아 있는데도 물러났다. 사임 이유로는 실적부진을 책임지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AIA생명은 현재 박정진 대표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AIA생명 출신인 정문국 전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신임 대표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 전 사장은 2001년 AIA생명에서 상무를 역임했다. 이후 2007년에는 ABL생명, 2013년 처브라이프생명, 2014년 오렌지라이프에서 사장을 거쳤다. 30년 이상 보험업계에 발을 담근 인물인만큼 보험사 새 대표자리에 항상 거론되는 인물이기에 AIA생명 새 사장 후보로 언급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AIA생명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AIA생명 관계자는 "정 사장 선임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후임 선임 일정과 인물 등 정해진 바 없지만 내부적으로 후임 내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피터 정 사장이 실적부진으로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남에 따라 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생명보험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가운데 AIA생명은 초회보험료가 빠르게 줄고 위험손해율이 증가하는 등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상품 대부분이 사망보험으로 이루어져있는 AIA생명은 위험손해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위험손해율이란 위험보험료 대 사망보험금 비율을 의미한다. 즉 가입자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이 되는 위험보험료 중 사망, 질병, 상해 등으로 지급된 사고보험금 비중을 뜻한다. 이 비율이 100%를 넘어서면 사차(위험률차)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AIA생명의 위험손해율은 2019년 101.51%에서 2020년 98.98%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말 기준 다시 104.15% 까지 악화됐다.
보험 계약 효력을 발생시키는 초회보험료가 줄어드는 속도도 가파르다. 2019년 말 3858억 원에서 2020년 말 2331억 원으로 1527억 원 줄었고 2021년 말에는 1099억 원 줄어든 42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AIA생명 관계자는 "매각 및 한국 철수 설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