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3단계 공포' 대출 첩첩산중...카드사·저축은행 대응책은?

2022-06-20     원혜진 기자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DSR 3단계를 앞두고 카드사, 저축은행들이 대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신사업 발판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카드사들은 대출시장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 확장, 디지털화를 통한 비용절감 등을 고민하고 있다. 또한 회원 포트폴리오 관리 및 수익원 다변화를 통해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리테일 보다는 기업 금융 쪽 인력을 충원하는 등 수익원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총 대출액 1억 원 이상 차주의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차주별 DSR이란 대출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수치로, 다음 달부턴 총 대출액이 1억 원을 넘는 차주들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으면 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연소득의 50%다.

특히 2금융권에 해당하는 카드사, 저축은행은 이미 대출 한도에 육박한 차주들이 많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3단계 시행 시 전체 대출 차주의 77.2%가 DSR 규제를 받게 된다.

카드사들은 현재 DSR 규제 대상인 카드론 주 이용 고객이 중저신용자 다중채무자인 만큼 3단계가 도입되면 이용 소비자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로 기존 2단계가 도입된 올 1분기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은 11조629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7% 감소한 바 있다. 

업계에선 영업 환경 악화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회원 포트폴리오 관리 및 수익원 다변화,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할부금융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1분기 기준 현대카드를 제외한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6개 전업 카드사의 자산 합계는 10조1770억 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9조7666억 원과 비교해 4.2% 증가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향후 할부금융과 같은 신사업 진출과 함께 마이데이터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에 다양한 변화를 꾀한다거나, 디지털화를 통한 비용 절감 등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7월부터 카드론 포함 신용대출 이용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향후 대출시장 변화를 지속 모니터링하여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 저축은행들의 경우 사업 분야를 리테일에서 기업금융, 자영업자 주택담보 대출 등으로 확대하며 수익원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맞춰 기업금융 인력을 수혈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자산 규모 기준 5대 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 잔액은 1분기 기준 13조30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나 증가한 반면, 가계자금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5% 증가하는데 그쳤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3단계 시행에 대비하기 위해 차주를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무분별한 대출 확대는 힘든 상황이다"라며 "올해는 리테일 부분보다는 기업금융 쪽으로 수익원 다각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 기업금융을 확대하며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해 갈 계획이다"라며 "아울러 서민금융기관으로서 긴급 생계자금, 저소득층 긴급자금 대출 등 서민금융 활성화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저축은행과 카드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에서 DSR 3단계 시행에 대비해, 기존 시스템에 새롭게 적용될 차주의 데이터를 반영하는 전산 작업이 한창이다. 또한 시중은행들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30년에서 40년으로, 신용대출은 원리금 분할 상환 시 최장 10년까지 대출 기간을 늘리는 식으로 초장기 대출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