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티빙, 통신사 제휴로 '토종 1등 OTT' 겨냥

2022-06-17     최형주 기자
CJ ENM(대표 강호성)이 올 하반기 국내 OTT 업계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 KT(대표 구현모)·LG유플러스(대표 황현식)와 손잡았다.

통신업계의 독과점 사업자적 위치를 활용해 SK텔레콤의 웨이브를 뛰어넘어 국내 OTT 사업자 중 1위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웨이브는 올해도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공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나설 예정이며 이같은 티빙(대표 양지을)의 마케팅 전략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티빙은 최근 KT에 이어 LG유플러스와도 전략적 제휴를 채결하며 본격적으로 이용자 확보에 나섰다. 통신사 관계자들은 고객에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제휴라는 입장이지만 티빙의 야심은 뚜렷하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지난 16일 파라마운트와의 제휴를 발표하며 “업계의 독보적 1위에 올라 1000만 구독자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글로벌 OTT 기업들을 제외하고 국내 업체 중 티빙은 웨이브에 이어 2위 사업자에 머물러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웨이브의 월 활성 이용자 수(MAU)는 489만 명으로 티빙의 408만 명과 비교해 81만 명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웨이브는 전년 1분기 474만 명보다 3.8%, 티빙은 417만 명보다 2.9% 성장하며 두 업체모두 꾸준하게 이용자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티빙은 여기에 만족하기 어렵다. 2021년 하반기 티빙의 MAU는 373만 명으로 2020년 215만 명보다 73.23% 늘며 ‘폭풍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국내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신서유기, 응답하라, 삼시세끼 시리즈 등의 TVN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했고 작년 6월 ‘향후 5년간 OTT에 5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만큼 올해도 이같은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으나 1위 사업자인 웨이브와의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
OTT 업계 관계자는 “통신 요금제 등에 서비스가 묶이게 되면 단기적으로 효과도 확실할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통신사들과의 전략적 제휴는 구독자 수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같은 전략적 제휴는 작년 CJ ENM과 통신3사 사이에 불거졌던 ‘콘텐츠 사용료 협상 문제’와 같은 상황에도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IPTV업계 관계자는 “작년 콘텐츠료를 두고 업체들간 분쟁이 있었고 올해도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제휴는 긍정적 신호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글로벌 OTT가 국내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만큼 통신사들과 토종 OTT 업체들과의 제휴는 상당히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OTT 업체 중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웨이브는 이같은 티빙의 행보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OTT 플랫폼은 서로 제공하는 콘텐츠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경쟁보다는 상호보완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웨이브는 올 하반기에도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타 업체들과의 경쟁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의 마케팅력이 워낙 좋은 편인 만큼 티빙도 이번 제휴를 통해 가입자 확대 등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