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주가 6개월 만에 반토막...몸값 떨어진 인터넷전문은행

2022-07-04     김건우 기자
코스피 상장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가 올 들어 주가가 절반 이상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하락세에도 은행주는 금리인상으로 인한 수익 확대와 배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를 방어하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성장주 부진 여파를 그대로 맞고 있는 모습이다. 
 

◆ 한 때 9만 원이었던 주가... 어느새 2만 원

지난 1일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 대비 4.3% 하락한 2만89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2만원 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8월 6일 상장된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 날 종가가 6만9800원을 시작으로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렸다. 한 때 장중 9만4400원까지 상승하면서 KB금융을 제치고 금융주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인터넷전문은행 최초 상장이었고 IT그룹인 카카오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점에서 금융과 IT를 접목시키는 새로운 유형의 수익구조를 가진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상장 당시 '따상'으로 대표되는 공모주 청약붐이 있었던 점도 한 몫 했다. 

이후 6만 원대를 횡보하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올 들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 플랫폼'을 주창한 카카오뱅크가 여전히 시중은행과 유사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 카카오뱅크의 영업수익 3384억 원 중에서 이자수익은 2642억 원으로 전체 영업수익의 78.1%를 차지했다. 플랫폼 수익은 253억 원으로 매 분기마다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주요 콘텐츠인 ▲제휴계좌·카드 개설 ▲연계대출 등은 시중은행들도 최근 발을 들여놓고 있다. 

최근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이 "카카오뱅크의 고성장과 고객기반 확보에 놀라고 있지만 지금 주가에는 이러한 기대가 충분히 반영되어있다"면서 "회사 측이 강조하는 플랫폼 수익도 은행의 비이자이익과 큰 차별성이 없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자마진'에 집중된 은행들의 수익구조를 카카오뱅크 역시 극복하지 못하면서 지속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경쟁력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를 수익으로 환원할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자마진 중심의 은행의 지속 성장성에 의문이 있는 상황에서 배당여력이라도 있는 전통 은행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당분간 주주배당도 어려워 주가 반등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 과연 카카오뱅크만... 인터넷전문은행 몸값 내려갈까?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 하락이 인터넷전문은행업 자체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케이뱅크(대표 서호성)와 토스뱅크(대표 홍민택) 역시 카카오뱅크와 유사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무기로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토스뱅크는 올해 내 '모임 통장'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토스뱅크가 예고한 상품과 서비스 상당수는 이미 카카오뱅크가 시작한 것과 유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케이뱅크가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달 30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완료한 상태로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약 6~8조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카카오뱅크와 달리 상장 이전에 이미 연간 기준 흑자를 달성했고 고객수가 경쟁사보다 적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고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현재 증시 환경이 은행주이면서 성장주로 걸쳐진 인터넷전문은행에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라는 점은 IPO 흥행에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은행업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낮은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가 부여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주가를 방어하지 못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은행업 자체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낮아지고 있는 과정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회사들의 주가 하락률이 크다"면서 "전체적으로 성장주에 대한 프리미엄이 증시가 안좋아지면서 악화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