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요금제 먼저 칼 뽑은 SKT 진퇴양난...KT·LGU+는 눈치보기만
통신3사가 올 3분기 중 출시할 예정인 중간요금제가 5만9000원에 24GB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할 것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 여당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어 3사 중 가장 먼저 신고서를 제출한 SK텔레콤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만9000원, 24GB 요금제 출시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 결과 실제 SK텔레콤은 해당 수준에서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며 KT와 LG유플러스는 비슷한 수준에서 요금과 데이터량이 결정되겠지만 SK텔레콤의 신고서 수리 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현재 소비자 데이터 평균 사용량 27GB보다 낮아 사실상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라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논평을 통해 SK텔레콤의 중간 요금제가 생색내기이고 소비자 선택권을 위해 이를 세분화 해야한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 중간요금제가 출시되면 통신사들은 5만5000원에 10GB, 5만9000원에 24GB, 6만9000원에 100GB(무제한급)를 제공하는 요금제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만약 월 50GB 정도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있다면 해당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6만9000원짜리 요금제를 선택해야 하므로 현재와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반면 7년 전 대거 출시돼 스마트폰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든 ‘4G 데이터 선택 요금제’ 시절에는 데이터에 따라 다양한 요금제가 존재해 선택의 폭이 넓었고 현재 5G 요금제와 비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당시 통신3사는 299(2만9900원), 399(3만9900원), 499(4만9900원), 599(5만9900원, 무제한급) 요금제를 앞다퉈 서비스했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인 299가 약 300MB를 제공했고 399가 2GB, 499가 6GB, 599가 10GB를 제공했다.
특히 국민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2015년 12월을 기준으로 3.1GB 수준(3G+4G)이었고 4G만을 따져도 4.4GB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자신의 데이터 이용 정도에 따라 적당한 요금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1인당 트래픽이 27GB를 넘어선 현 상황에서 제시된 24GB급 요금제는 10GB를 대체하는 저가 요금제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선 통신3사가 정부 공약으로 인해 등 떠밀리듯 요금제를 출시하는 바람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통신사들은 입장이 다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압박이 있었다기보다 고객 니즈가 존재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편익과 만족을 위해 자연스럽게 중간 요금제의 출시가 결정됐다”고 입을 모았다.
요금제 세분화에 대해선 “현재 논의되는 중간 요금제가 출시돼도 4G 시절과 비교하면 세분화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정확하게 결정된 것이 아닌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