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모바일PC(UMPC), 우물안 개구리 싸움?
울트라모바일PC(UMPC)시장경쟁이 ‘우물 안 개구리’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시장은 좁은데 업체들이 난립하기 때문. 2~3년내 시장이 크게 커질 것으로 기대하는 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UMPC란 노트북보다 크기가 훨씬 작은 휴대용 PC로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손안의 PC’. 1~2년 전 1세대 UMPC가 대거 나오면서 시장이 생겼다. 현재 시장은 1만대가 채 안되는 규모. 좁은 시장에 반해 제조업체는 10여개가 넘는다.
내년에는 대기업을 비롯한 새로운 업체들도 가세, 한층 힘든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가 내년 UMPC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초소형노트북 시장공략을 준비하는 글로벌PC제조사 델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MP3플레이어와 내비게이션을 만들어온 중견업체 코원도 나선다. PMP업체 디지털큐브에서 분사한 와이브레인도 곧 신제품을 내놓는다.
제품 경쟁도 본격화된다. 내년 쏟아질 신제품만 올해의 두어배 이상. 1세대 당시 단순했던 제품 라인업도 다양해진다. 특히 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를 탑재한 모델들이 나오면서 신기술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얼마전 소니와 라온디지털 등이 내년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라온디지털은 지난 26일 KT의 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 모듈을 내장한 ‘에버런 와이브로’를 소니는 인텔 센트리노 CPU를 탑재한 바이오 UX 시리즈 신모델 2종을 내놓았다. UMPC가 주력인 고진샤코리아도 내년초 올인원 UMPC인 ‘V시리즈’를 선보인다. 기존 업체들의 신제품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라온디지털 관계자는 “UMPC는 개발기간은 긴 반면 신제품 주기는 6개월로 상당히 짧아졌다”며 “내년 업체들은 더욱 숨가쁜 경쟁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열린 UMPC시장이 턱없이 가열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UMPC가 가진 제품 한계와 시장성장성 때문. UMPC는 아직까지 얼리어답터들 위주로 구매가 이뤄지는 ‘신기한’ PC라는 인식이 지배적. 특히 초소형 노트북과 PDA, PMP 등 중복제품군에서 뚜렷한 차별점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 노트북 등이 계속 가격을 낮아지면서 가격경쟁력도 잃어가고 있다. 업계는 와이브로가 UMPC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수도권에 국한된 와이브로 서비스의 지역적 한계와 인터넷 비용이 아직까지 장벽이 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2세대 UMPC가 나오면서 약점으로 꼽혔던 기능과 가격문제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까지 구매가 활발하지 않다”며 “시장선점 의욕만 내세워 좁아터진 시장에서 경쟁이 가열될 경우 시장이 크기도 전에 공멸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