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 상반기 보수 신동빈 87억...증가율 톱은 허태수

2022-08-16     유성용 기자
국내 10대 그룹 총수들의 올 상반기 보수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견고한 실적을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장 계열사로부터 받은 상반기 보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7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보수 증가율이 230%로 가장 높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오너가 있는 10대 그룹 총수들의 올 상반기 보수를 조사한 결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6억78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총수 보수 조사는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는 상장사를 대상으로 했다. 보수가 5억 원 미만으로, 공시되지 않는 경우에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에서 42억 원, 롯데케미칼에서 19억 원, 롯데제과에서 10억 원 등의 보수를 받았다. 비상장사인 호텔롯데, 롯데물산을 포함하면 신 회장의 보수는 103억 원으로 늘어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주사인 (주)LG에서 71억3900만 원의 상반기 보수를 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50억 원 이상으로 3,4위였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49억6800만 원으로 상반기 보수가 50억 원에 육박했다.

이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32억5000만 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22억5400만 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17억5000만 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17억1800만 원 순이었다.

최 회장의 경우 올 상반기 보수에 SK하이닉스분은 빠져있다. 올 상반기 SK하이닉스 임원 보수 공시에서 미등기 임원인 최 회장의 이름은 빠졌다. 미등기임원의 경우 보수 상위 5위 안에 들어야 금액이 공시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는 (직원 처우 논란으로) 급여를 반납했지만 올해는 받은 것으로 안다”며 “공시 대상이 아니어서 공개가 안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2020년 상반기 SK하이닉스에서 12억5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럴 경우 최 회장의 보수는 3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 허태수 GS 회장
총수들의 상반기 보수는 전년에 비해 대체로 증가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상반기 보수가 229%나 증가했다. 급여는 12억 원대로 큰 차이가 없지만 상여금이 3억7600만 원에서 40억7300만 원으로 대폭 늘었다.

GS 측은 “2021년 당기순이익 등으로 구성된 계량지표와 신사업 전략 수립·실행, 위기대응, ESG 및 인재육성 활동이 보수 산정에 고려됐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선제적인 대응과 미래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사업포트폴리오를 개선한 점이 평가됐다”고 밝혔다.

재임 3년차를 맞고 있는 GS 허태수 회장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 갖추기에 매진하고 있다. 2019년 말 GS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허 회장은 지난 2년 반 동안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인수에 나서고 백신, 이커머스 시장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잇달아 실시하는 등 정유‧건설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썼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상반기 보수 증가율이 80%에 이른다. 김 회장은 (주)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건설로부터 받은 급여가 모두 증가했다. 김 회장 보수에는 그룹 회장으로서의 리더십이 높게 반영됐다.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보수가 52% 증가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29%로 증가율이 높았다. 신 회장은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상여금이 없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롯데지주에서 23억 원의 상여금을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보수는 전년과 동일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상반기 보수는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무보수 경영을 이어갔다. 지난 8·15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이 부회장이 앞으로도 무보수 경영을 지속해갈지는 관심거리다. 현재 이 부회장의 무보수 경영 기조와 관련해서 삼성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은 없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코로나19 특수로 지난해 사상 최대 등 호실적을 내면서 이를 계량지표로 삼는 총수와 CEO들의 급여나 성과급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