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 비리수사' 경찰관들이 유흥업소서 공짜술

2007-12-27     뉴스관리자
 서울 강남 일대 유흥가 비리를 수사중이던 경찰청 특수수사과 경찰관들이 유흥업소에서 공짜 술을 얻어 마시고 간부의 동석 사실을 감추기 위해 업주에게 거짓말을 시키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서울 강남 G유흥주점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찰청 특수수사과 공직기강2팀 소속 경찰관 3명이 지난 6일 밤 주점에 들러 이 업소 사장 A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

   당시 업소측은 안주와 양주 1병과 함께 맥주 5병을 기본으로 제공한 뒤 술값과 안주값을 받지 않았 다.

   해당 업소는 강남구 선릉역 근방에 있는 10층짜리 대형 유흥업소 건물에서 소위 '북창동식 영업'을 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술자리에 간 경찰관 중 B경사는 "A사장과 잘 아는 사이인데 오랜만에 만나기로 해서 해당 업소에 들렀던 것이며 내가 술값을 깎아 달라고 해서 30만원만 냈다"고 말했다.

   그는 "성매수나 유사성행위를 한 적은 없다"며 "술집에서 나온 뒤에는 아는 형님에게서 돈을 받아서 동료 C경사와 함께 강남의 모 발마사지 업소에 가서 잠을 잤고 상사인 D경위는 집에 택시를 타고 갔다"며 고 주장했다.

   G주점 사장 A씨는 "8∼9년 지기인 B경사와 통화하다가 오랜만에 만나기로 했는데 동료 1명과 함께 왔길래 우리 주점으로 와서 자리를 함께 하고 술값을 깎아 준 것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해당 매출을 장부에 기록하지 않아 지불 사실에 대한 물증을 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B경사가 준 30만원은 접대부 아가씨들에게 팁으로 줬다"고 말했다.

   B경사는 당초 "현장에는 나와 사장 A씨, 동료 C경사, 그리고 아가씨 3명이 있었고 D경위는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취재 결과 거짓 주장이 들통나자 "상사인 D경위가 동석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내가 A사장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시키고 입을 맞췄다"며 말을 바꿨다.

   경찰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비위 사실이 포착되면 면밀히 감찰조사를 벌여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법령상 '국익에 관련된 중대한 범죄의 수사'를 업무로 하는 경찰 내 최고 수사기관으로, 청와대, 국무총리실, 국가청렴위원회 등 기관으로부터 첩보를 전달받아 수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