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침체·미국의 대중 견제에 '전전긍긍'...대책은 있나?

2022-09-27     김강호 기자
SK하이닉스(대표 박정호·곽노정)가 미·중 반도체 싸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향후 중국에 집중된 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봉쇄 후유증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중국 반도체업계도 큰 불황을 겪고 있다. 중국의 8월 반도체 IC 생산량은 전년 동기대비 24.7% 감소했다.

여기에다 미국은 중국 반도체 업계를 견제하기 위한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현재 미국은 반도체 미세 공정 핵심인 EUV 장비 및 설계 핵심인 EDA 소프트웨어, 14나노 이하의 고성능 GPU 등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이러한 상황이 SK하이닉스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다롄에 D램·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공장은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50%, 낸드플래시의 30%를 차지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핵심 첨단 공정은 주로 국내 공장에서 이뤄지고 있어 당장 타격이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향후에도 미국의 추가 중국 견제 가능성이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국내 사업장을 적극 확대하는 중이다. 2018년에는 청주 M15, 2021년에 이천 M16을 차례로 준공했다. 다음 달부터 2025년까지 15조 원을 투입해 국내 청주에 M15X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미국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후공정 제조 시설 설립 및 반도체 R&D에 150억 달러(20조 원)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1단계 인수작업을 마치고 SSD 자회사인 '솔리다임'을 미국 산호세에 설립했다. 현재 2026년 완공을 목표로 10억 달러를 들여 실리콘밸리에 대규모 R&D 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칩4 동맹 등 다양한 정치 경제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좀 더 구체적인 법안이 나오면 그에 맞춰 추가 대비를 준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지역 내 생산은 단기적으로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2023년 이후 1Anm 수준의 EUV를 활용한 D램 생산 확대가 요구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D램 Tech Migration(공정 전환)과 신규 투자는 이천 M14 라인 위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