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자회사 CEO 인사 반년 넘게 올스톱
2022-10-05 김건우 기자
국책은행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새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고 실질적인 인사권을 쥔 금융당국도 수장 인사가 이미 마무리됐지만 현재 하마평 조차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기업은행 자회사 CEO 중에서 임기가 만료된 곳은 ▲IBK투자증권 ▲IBK캐피탈 ▲IBK연금보험 ▲IBK신용정보 ▲IBK시스템 등 5곳이다. 여기에 기업은행은 임기가 만료된 신충식·김세직 사외이사의 후임도 임명하지 못했다.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와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3월 말 임기가 끝났지만 연임 여부도 결정되지 않고 6개월 넘게 임기를 연장하고 있다. 양춘근 IBK연금보험 대표, 김주원 IBK시스템 대표, 김창호 IBK신용정보 대표도 지난 4월에 나란히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 인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은행 및 자회사 임원 인사도 일부 지연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3월 말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두 자리를 채우지 못해 그 중 한명인 신충식 사외이사는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6월 말 임기가 끝난 이태훈 상근감사의 후임을 뽑지 못했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은행장 제청으로 금융위원회가 임명하고 자회사 대표이사는 각 회사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이사회에서 최종 임명하는 구조다. 하지만 기업은행이 기획재정부가 최대주주인 국책은행이고 각 자회사 역시 최대주주가 기업은행이다보니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기업은행 사외이사 후보와 관련해 은행 측이 제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 자회사 CEO 임명 과정에서 정권 교체나 금융당국 수장 교체 등의 이유로 일부 지연된 사례는 있지만 이처럼 6개월 이상 장기간 지연되는 경우는 처음이다.
특히 자회사 CEO는 공모로 뽑거나 상당수가 기업은행 전직 부행장들이 이동했다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자회사 CEO 제청권이 있는 윤종원 행장 임기가 끝난 뒤 차기 행장 인사에 맞춰 자회사 인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자회사 CEO 인사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민간 금융회사들과의 경쟁을 해야하는 자회사들의 경영효율성이 악화된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CEO 인사 지연이 기업은행 자회사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유관기관과 협의해 진행하고 있다"면서 "인사 과정 중인 사안이라 단계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