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4차산업 핵심 스마트팩토리·R&D센터 혁신기술 공개
2022-10-10 김강호 기자
1976년 준공된 LG전자 창원공장은 2017년부터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시도했다. 스마트팩토리 전환의 핵심은 LG전자의 핵심 기술이자 자동화·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다품종 맞춤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LG 스마트파크는 올해 3월 국내 가전업계로서는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등대공장이란 등대가 배를 안내하는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도입해 제조업의 혁신을 이끄는 공장을 말한다. WEF는 2018년부터 매년 등대공장을 선정하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LG 스마트파크 R&D센터에 물과학연구소와 식품과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두 연구소에서는 물과 식품을 분석하고 기초기술과 연구단계부터 제품 출시 후 품질까지 검증 및 관리해 혁신적인 생활가전을 만들기 위해 다방면의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 디지털 트윈, AI, 빅데이터 기반 지능형 공정시스템으로 생산량 20% 증가
LG전자는 2021년 9월에 1차로 ▲초(超)프리미엄 ‘LG 시그니처’ 냉장고 ▲오브제컬렉션, 북미향 프렌치도어 등 냉장고 ▲정수기 등 3개 라인의 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스마트팩토리의 핵심 기술인 ‘디지털 트윈’을 포함한 로봇, 디지털 정보화 기반의 유연 생산시스템 등으로 1개의 생산라인에서 최대 58종의 모델을 생산 중이다.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시뮬레이션해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작업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상태에 미리 대비하며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생산라인에서는 로봇팔이 20kg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용접과 나사 체결도 로봇팔이 진행한다. 로봇팔에는 카메라를 설치했고 자체 개발한 3D 비전 알고리즘으로 정확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한편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 작동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한다. 이러한 자동화 공정 덕분에 시간당 제품 생산대수는 20% 가까이 증가했다. 평균적으로 약 13초에 1대의 냉장고를 생산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물류 부문에서는 사람이 부품을 들고 이동하는 대신, 로봇이 지능형 무인창고에서 부품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특히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s)은 지상에서 최대 600kg의 적재함을 자동 운반한다. 물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부품 박스를 올리면 고공 컨베이어로 천장에서 최대 30kg의 박스가 이동한다.
LG전자는 원활한 물류를 위해 LG유플러스와 협업해 LG스마트파크에 5G 전용 통신망을 구축했다. 5G 모듈을 장착한 물류로봇은 공장 내에서 끊김 없는 안정적인 통신을 통해 자재를 빠르고 정확하게 운반한다. 현재 로봇은 39대에서 136대로 확대 적용됐고 5G 통신을 적용한 AGV는 50대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10분 뒤 생산라인의 상황을 예측해 부품과 자재를 적시에 공급한다. 이러한 LG스마트파크의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은 자재 공급시간은 기존 대비 25% 단축, 물류면적은 30% 정도 감소시켰다. 예기치 못한 설비 고장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시간도 96% 감소했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에서 하루에 수집하는 데이터량은 약 500GB다. LG전자는 공장 곳곳에 센서를 설치해 생산과정 전반에서 데이터를 수집한다. 기존 냉장고 생산라인의 일 평균 데이터 수집량인 50MB 대비 1만 배 가량 많다.
LG전자는 LG스마트파크에서 수집한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면서 제품 불량, 설비 고장 등을 사전에 예방한다. 현재 제품의 불량 원인 분석시간은 기존 대비 약 50% 단축됐고 현장 불량률은 30% 정도 줄어들었다.
LG전자는 LG스마트파크가 최종 완공되는 시점인 2025년에는 고도화된 냉장고 생산라인 1개를 추가하고 오븐, 식기세척기 라인도 확대해 생산 효율과 품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LG전자는 아울러 창원 LG스마트파크에 이어 글로벌 생산거점에도 단계적으로 ‘지능형 자율공장’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LG스마트파크에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기술을 적용해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LG스마트파크에 설치된 전력 피크 저감용 에너지저장장치(ESS)는 전기 사용량이 적고, 전기요금이 저렴한 심야 시간대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주간 피크 시간대에 사용한다. 공장 전기요금은 물론 국가 전력망의 피크전력을 낮춰 예비발전설비 가동을 줄이고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다.
LG스마트파크는 창원시 소재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스팀으로 변환해 공급받아 열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료를 직접 연소시키지 않고 재활용된 스팀을 활용해 온실가스를 줄인다.
최근에는 GS EPS와 손잡고 LG스마트파크 건물 옥상에 1만여 장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연내 1차 준공을 완료해 운영을 시작하고 2025년까지 완공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이면 건물 사용 전력의 약 10% 이상을 태양광 발전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LG 스마트파크 자동화 수준은 약 65% 수준이다. 100% 무인화를 지향하는 것보다는 사람이 할 수 없는 힘든 일과 위험한 일에 대한 자동화를 지향하는 것이다. 2025년까지 라인을 증설하고 다른 제품에도 확산할 계획이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근로자를 보호하고 환경 보호도 실천하는 상생 모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LG스마트파크 R&D센터에서는 2018년 2월 정수기의 위생과 수질을 연구하는 ‘물과학연구소’, 같은 해 12월에 보관·발효·조리 등 식품 관련 핵심기술들을 연구하는 식품과학연구소가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연구소에는 전문역량을 보유한 LG전자 연구원들이 상주하며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고, 서울대 등 국내 교수진 및 정부기관 등 다양한 전문가들과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
R&D센터 식품과학연구소에서는 냉장고, 김치냉장고, 광파오븐, 전기레인지 등 LG전자의 다양한 주방가전을 활용해 식품을 가장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는 ‘보관기술’, 김치를 더 맛있게 하는 유산균을 위한 ‘발효기술’, 더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할 수 있는 ‘조리기술’까지 식품 관련 핵심기술들을 연구한다.
식품과학연구소는 ▲요리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는 ‘요리개발실’ ▲식품의 맛과 향 등을 평가하는 ‘감각과학실’ ▲김치 유산균 등을 연구하는 ‘미생물실험실’ ▲식품 성분이나 탈취 등을 연구하는 ‘식품분석실’ ▲최적의 식품 보관 방법, 김치 숙성 알고리즘, 제균 기술 등을 다루는 ‘식품&김치개발실’ 과 같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식품과학연구소 건너편의 ‘물과학연구소’는 전세계 수질을 전문적으로 분석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연구한다.
이 곳은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인정받은 국가공인 수질시험기관이며다. 또한 지난 2018년 영국 환경식품농림부(DEFRA)가 주관하는 ‘식품분석숙련도평가(FAPAS)’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매년 해외숙련도평가에서도 우수한 분석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물과학연구소에는 ‘워터소믈리에’ 자격을 갖춘 직원들을 비롯해 물 관련 전문 기술을 보유한 LG전자 연구원들이 상주한다. LG 퓨리케어 정수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제공하기 위해 물 속 유해성분을 제거하는 필터를 비롯해 정수기 생산부터 사용 단계까지 제품의 상태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술을 연구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식품의 본질을 이해해야 제품의 성능도 더 제대로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연구소를 운영하게 됐다. 현재 에어수비드 기능을 탑재한 광파오븐 등의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식품에 대한 정밀한 연구 분석을 통해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