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균형' 잘 갖춘 신한금융·KB금융, 비은행 수익비중 40% 지켜

2022-10-27     김건우 기자
올해 기준금리 상승과 증시 침체로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부진함에도  불구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와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가 비은행 수익 비중 40%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금융지주는 실적이 부진한 비은행과 달리 은행 홀로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비은행 수익 비중은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공고히 유지되면서 은행과 비은행 수익 불균형을 그나마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증권사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증시 부진으로 거래량 감소에 따른 수수료 이익 하락과 보유채권 평가이익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 들어 극심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보험사 역시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보유채권 평가손실이 확대되면서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4대 금융지주 중에서 비은행 수익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금융지주였다. 3분기 말 기준 신한금융지주의 비은행 수익 비중은 42.8%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0.7%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다른 금융지주 비은행 수익 비중이 6~7%포인트 이상 크게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셈이다.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신한카드가 3분기까지 순이익 58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9.1% 성장했고 사옥 매각이익 대금이 반영된 신한투자증권 순이익이 급증하면서 전체 비은행 실적을 뒷받침했다. 보험계열사인 신한라이프도 순이익 감소폭이 8%에 그치는 등 실적 부진을 최소화했다.  

다만 3분기 실적에서 일회성인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이익(약 4400억 원)을 제외하면  비은행 수익 비중은 38.5%를 기록하며 40% 아래로 떨어졌다. 

라이벌 KB금융지주는 3분기 말 기준 비은행 수익 비중이 전년 대비 6%포인트 떨어졌지만 비은행 수익 비중 40%는 지켰다. 

KB증권이 지난해 대비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3분기 순이익은 1217억 원을 기록하며 부진에서 탈출하는 모습이고 KB손해보험은 3분기까지 순이익이 520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높은 실적을 유지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 2분기 부동산 매각이익이 실적에 반영된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회장 함영주)는 3분기 누적 비은행 순이익이 29.1%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6.9%포인트 하락했고 보험·증권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는 전년과 동일하게 17%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수 년간 진행된 금융지주 비은행 수익 비중 확대 전략이 당분간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험·증권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리상승과 증시부진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업은 내년에도 증시침체로 인한 브로커리지 부진이 지속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IB부문 회복 지연을 예상하기도 했다. 보험업 역시 생보사는 투자손익 정체, 손보사는 손해율 상승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이와 별개로 각 금융지주사들은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 전략 등 플랫폼 고도화를 통한 비금융영역 확대를 통해 빅테크의 공습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과 비은행은 상호 보완적 관계이기에 양쪽 모두 든든하게 갖추는 것이 중요한데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어느 정도 은행-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균형있게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비은행 부문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오히려 비은행을 든든하게 구축한 곳이 더 가치를 인정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