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에 손보사 RBC비율 일제히 '뚝'...농협손보만 12% 상승
2022-11-16 이예린 기자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잠정 수치를 발표한 보험사 9곳 가운데 NH농협손해보험을 제외한 8곳의 RBC비율이 하락했다. 모든 손보사가 금융감독원 권고치는 상회했지만 금리 상승 기조와 자금 경색으로 인해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이 일제히 떨어진 것이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핵심 지표로, 가용자본을 손실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보험업감독규정상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RBC 비율을 150%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다.
RBC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한화손해보험이다. 올해 3분기 156.3%로 전년 동기 191.3% 대비 35.3%포인트 하락하며 권고치에 턱걸이 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RBC 비율의 경우 금리상승에도 불구하고 상환우선주 1900억 원 및 신종자본증권 850억 발행을 통해 전분기 대비해서는 20.4%포인트 개선된 156.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형사보다 중소형사 RBC비율 하락폭이 더 컸다. 중소형 보험사들의 경우 보험 영업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대출채권과 회사채 등 자산운용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흥국화재 역시 161.3%로 전년 동기 164% 대비 2.7%포인트 소폭 하락했으며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204.8%에서 174.1%로 30.7%포인트 하락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중장기적 내재가치와 이익체력을 확대하는 데에 중심을 두고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금융당국 차원의 RBC 기준 완화로 LAT 잉여액이 가용자본에 포함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208.6%로 전년 동기 대비 23.6%포인트 하락했으며, 현대해상은 186.4%로 17.1%포인트 떨어졌다. 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도 RBC비율이 하락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자본적정성 평가지표가 새로운 지급여력비율(K-ICS)로 변경되는 내년부터는 보험부채가 줄어 순자산이 증가해 더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일하게 RBC비율이 상승한 곳은 NH농협손해보험으로, 전년 동기 192% 대비 12%포인트 오른 204%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회사채 투자 등을 늘릴 경우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할 수 있다"며 "금리 상승 기조에 따라 자본확충 여력 및 관리 능력 차이에 의해 보험사의 RBC비율이 양극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