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수능·연말 대목 겹친 최성수기에도 카드 마케팅 실종

2022-11-28     원혜진 기자
수능, 월드컵,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소비 특수에도 카드사들이 마케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기본적으로 제공하던 신규 발급 혜택마저 이달들어 전면 중단한 곳도 있다.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카드업계에 조달 금리 인상 부담의 그림자가 짙게 내린 까닭이다. 주요 조달 창구인 여전채 금리는 연초대비 두세 배 올라 6%를 넘나들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 7개 카드사 가운데 이달들어 현대카드, 우리카드가 각종 금융앱에서 카드 신규 발급 시 제공하던 캐시백 이벤트를 전면 중단했다. 조달 부담이 큰 상황에서 비용절감을 통한 내실경영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삼성카드도 캐시백 혜택 최대 금액을 지난달 21만5000원에서 이달 19만 원으로 줄였다. 
 

이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앱을 통해 카드를 신청 후 일정금액을 결제하면 포인트 등으로 캐시백 해주는 혜택이다.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카드업계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진행해온 이벤트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최대 혜택 금액을 전달에 비해 1~2만 원 정도 늘렸다. 최대 혜택은 기본 리워드에 자동납부 신청 등 추가 조건을 충족했을 때 제공된다. 

캐시백 혜택 뿐만 아니라 수능,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대목 겨냥 마케팅도 전년 대비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다. 

전년 수능 때는 신한·하나·BC·롯데카드 등이 쇼핑, 학원 등 부문에서 무이자 할부 행사와 함께 놀이공원 할인 이벤트 등을 활발하게 벌였으나 올해는 KB국민카드를 제외하고 잠잠하게 지나갔다. 또한 전업 7개사가 올해 카타르 2022 월드컵 관련 이벤트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간 카드사들은 월드컵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축구국가대표팀 등의 문구를 활용한 엠부시 마케팅을 해왔다. 다만 이번 월드컵의 경우 피파 규제가 더 강화됐고 카드사 '비자'가 메인 스폰서로 있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전언이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관련 이벤트 역시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해와 달리 지주계 카드사 4곳 등에서 소소하게 시작했다. 해외 직구 고객을 대상으로 한 무이자, 캐시백 이벤트로 규모가 축소됐다. 

연말 소비 대목에도 카드업계가 관련 마케팅을 줄이는 공통적인 이유는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조달 부담이 크다. 여전채 AA+ 3년물 평균 금리는 지난 22일 기준 연 5.974%로 6%에 육박했다. 이는 올초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비용 절감 및 내실경영에 집중하는 추세고, 현재 우울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마케팅을 축소하는 등 자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꼭 필요한 마케팅은 고객 편의를 위해 지속하겠지만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경우 내년까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