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미래 먹거리 '증권형 토큰' 선점 경쟁...KB·신한·키움증권 눈독

2022-12-07     문지혜 기자
증시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이 증권형 토큰(STO)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연말까지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로 한 터라 증권사들은 미리 시장을 선점하고 가이드라인에 맞춰 방향을 수정하겠다는 전략이다.

증권형 토큰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증권성이 있는 권리를 ‘토큰’ 형태로 발행한 상품을 통칭한다. 증권성이 있는 가상자산, 부동산·미술품 조각투자 등이 포함된다. 현행 자본시장법상으로는 정형화되지 않은 증권형 토큰의 유통을 상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연말까지 증권형 토큰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규율방향과 발행 및 사업화에 필요한 고려사항을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제도권에 편입될 경우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는 데다가 증권사 입장에서도 기존 증권에 비해 자금 조달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증권사는 키움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다. 이외에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증권형 토큰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이미 11월 초 플랫폼 관련 핵심기능 개발과 테스트를 마쳤다. 발행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중점적으로 토큰의 발행과 온라인 지갑 분배, 상품 거래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STO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30여 명의 유관 부서 실무자로 구성된 STO 플랫폼 구축 TFT도 확대 개편해 운영 중이다.

KB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증권형 토큰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향을 발표한 이후 구체적인 규율체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규제가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는 핵심 기능 개발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규율체계가 발표되면 추가 개발 및 보완을 통해 내년 상반기에는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투자증권도 12월 초 증권형 토큰 플랫폼 사업을 위해 기능 검증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어떤 기초자산이든 토큰화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며, 특히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 디지털 월렛 설계, 토큰 발행·청약·유통뿐 아니라 기존 금융시스템과의 연동을 중점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증권형 토큰 플랫폼 구축 사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품, 예탁, 결제, 법무 등 다양한 영역의 실무 전문가가 관련 제도와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내부 시스템을 설계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형 토큰 등 블록체인 기반의 신규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앞으로도 유망 기업들과 다양한 실험을 늘려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키움증권이 음악 저작권료 청구권 조각투자 ‘뮤직카우’,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 ‘카사’ 등과 MOU를 맺었다. 기존 금융과 블록체인을 결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협약이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이 악화된 상황에서 속도 조절에 나선 곳도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연초 올해 안에 가상자산 사업을 전담할 법인 ‘디지털엑스’를 설립하기로 했으나 내년으로 계획을 연기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증권성 토큰에 대해 내부적으로 스터디하고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디지털엑스 올해 출범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