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에 주춤하던 리볼빙 금리 다시 껑충...우리카드 18.5% 최고, 하나 14.4% 최저
2022-12-19 원혜진 기자
지난 8월 금융당국이 리볼빙 관련 공시를 '월단위'로 조정하는 등 금리 인하를 유도하면서 카드사들이 이에 부응하기 위해 금리를 낮췄으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조달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1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전업 7개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4.35%~18.46%로 전월 대비 상단이 0.27%포인트, 하단이 0.16%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리볼빙은 가입자가 일정 비율의 카드대금만 내고 나머지 잔액을 다음 달로 이월해 갚도록 한 서비스다. 당장 연체를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
우리카드가 18.46%로 전월 대비 0.88%포인트 상승해 가장 높았다. 카드사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리볼빙 금리는 영업방침에 따라 시기적으로 금리 인하 마케팅을 줄이면서 기존 금리가 적용된 영향"이라고 밝혔다.
이어 롯데카드가 전월 대비 0.34%포인트 하락한 17.85%로 집계됐다. 롯데카드는 그간 카드사 가운데 리볼빙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편이었으나, 9~10월 사이 유일하게 금리를 낮춰 18%대에서 17%대가 됐다.
KB국민카드는 10월 말 리볼빙 평균금리가 전월 대비 0.08%포인트 상승한 17.7%를 기록했고 현대카드도 0.15%포인트 오른 17.12%로 높게 나타났다. 이어 신한카드 16.79%, 삼성카드 15.35%, 하나카드 14.35%로 전달보다 상승했다.
다만 하나카드의 경우 카드사 중 유일하게 평균 금리가 14%대로 유지하고 있다. 신용점수 801점~900점, 900점 초과 고 신용자 구간에서는 홀로 11%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카드의 경우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한 비용 상승, 그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리볼빙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중"이라며 "추가로 리볼빙 관련 약정회원수 현황, 잔액 현황 등 정기 지표를 뽑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리스크가 발생하지않도록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리볼빙 평균 금리는 금융당국이 지난 8월부터 수수료율 공시 주기를 분기 단위에서 월 단위로 바꿔 금리 인하 경쟁을 유도하면서 8~9월 사이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다만 카드사 입장에선 조달 환경 악화 속에서 대출성 상품에 낮은 금리를 유지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주요 조달 수단인 여전채 금리가 연초 대비 2%포인트 이상 뛴 데다 카드사들은 내년 월평균 6~7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채권 만기를 앞두고 있다. 이미 4분기 기준 신규발행채권 금리와 만기도래채권 금리 차이가 4%포인트 이상 벌어진 상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다 보니 현실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데 한계가 있고 결국 금리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이월 잔액이 늘어나 부실에 대한 우려도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보수적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볼빙 이월 잔액은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매월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7조 원을 돌파한 후 지난달 7조2104억 원으로 1300억 원(1.91%) 가량 증가했다. 잔액 추이는 7월 6조6651억 원, 8월 6조8099억 원, 9월 6조9378억 원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