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은 없다' 시중은행장 전원 교체...키워드는 세대교체·영업통
2022-12-23 김건우 기자
은행권 전체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은행장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실적과 무관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일선 현장의 상황을 잘 아는 영업통과 리스크 관리형 수장들이 대거 중용받고 있는 모습이다.
◆ 올해 말 임기만료하는 은행장 전원 교체... 영업통 대세
올해 말까지 은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시중 은행은 신한·하나·농협·전북·광주은행 등 총 6곳이다. 23일 기준 6개 은행은 기존 은행장 연임 없이 모두 교체를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금융지주 계열사 CEO들은 기본 임기 2년에 실적에 따라 1년 연임을 대체로 보장받는 편이었다. 더욱이 은행권은 이자이익 확대로 올해 대부분 사상 최대 순이익 경신을 앞두고 있었지만 뜻밖의 대규모 교체가 단행된 셈이다.
이는 금리인상 지속과 인플레이션 가속화 등 대내외 금융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리스크 관리와 더불어 영업력 강화 등 '현장을 잘 아는' 인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한용구 신한은행장 내정자는 일본 SBJ은행 근무 경력이 있지만 영업전문가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과거 영업점 성과평가 체계 수립 등 영업현장 혁신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성과 뿐만 아니라 현직 은행 영업그룹장으로서 채널전략, 여수신상품, 건전성 관리 등 은행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리스크 관리형 인사도 이번 인사에서 대거 선택을 받았다. 이승열 하나은행 내정자는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서 CFO를 역임한 재무통 인사로 하나금융 임추위는 전략적 방향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과 영업현장과의 소통할 적임자로 추천했다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예외의 경우도 있다. 백종일 전북은행장 내정자의 경우 페가수스PE와 JB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자본시장 분야 이력이 눈에 띈다. 황병우 대구은행장 내정자 그룹 지속가능경영 총괄담당을 맡아 인수합병 및 미래성장 부문을 주로 담당한 이력이 있다.
실제로 이번에 은행장 인사가 단행된 6개 은행의 전현직 은행장(내정자 포함) 취임 당시 나이를 고려하면 오히려 이번에 내정된 은행장들의 연령이 더 높은 경우도 발견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임이 없다는 점은 인상깊지만 취임 당시 연령으로만 보면 이번 은행장 인사도 종전과 비슷하게 50대 후반 부행장 혹은 지주 임원들이 중용되는 등 파격 인사로 보기 어렵다"면서 "젊은 CEO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일종의 프레임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