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가상화폐 투자자 10명 중 7명은 10% 이상 손실"
2022-12-29 김건우 기자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수도권 및 전국 광역시에 거주하고 본인 명의의 은행을 거래하는 만 20~64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만든 '대한민국 금융소비자보고서 2023'에서 이 같이 밝혔다.
설문자 10명 중 8명은 가상화폐 투자를 경험했거나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 수익률 기대로 가상화폐에 투자했지만 투자 경험자의 71.1%는 누적 수익률이 -10% 이상이었다. 투자중단 사유 역시 수익률 하락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지식을 묻는 질문에 20.2%만 알고 있다고 응답했고 투자 경험자조차 '잘 알고 있다' 응답이 4.3%에 그쳐 신중한 접근이 아닌 묻지마 투자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비자가 향후 신규 금융기관과 거래를 시작할 의향은 51.6%, 기존 거래 기관을 이탈할 의향은 54%가 응답해 절반을 넘었다. 특히 빅테크 및 핀테크는 단기적으로 1년 내 거래 의향이 높았고 전통 금융기관은 장기 노후자금 관리를 위한 거래 목적이 높았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채널은 '모바일 앱'이었다. 최근 6개월 내 은행 모바일 앱 이용자는 응답자의 82.1%에 달해 지점 이용자보다 2.2배 더 많았다. 특히 지점 이용자의 66.2%가 분기 1회로 가끔 방문하는데 비해 모바일 앱 이용자의 84%는 주 1회 이상 빈번하게 접속하고 있다고 응답해 이용 빈도에서도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대면 채널 이용자들은 지점 방문 이유로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거래'와 '추가혜택 기대' 등을 꼽았다. 특히 심리적 안심을 꼽는 이용자는 베이비부머 세대 뿐만 아니라 Z세대에서도 높은 응답율을 보인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한편 응답자 중 상당수는 어려워진 경제환경으로 인해 여윳돈이 부족하고 재정 목표가 없다고 응답했다.
월평균 가구소득(489만 원)의 86%는 매월 고정된 소비, 보험, 대출상환, 저축납입 등에 사용했고 여윳돈을 모두 저축한다고 가정했을 때 평균 저축 여력은 소득의 30.9%에 그쳤다. 소비자의 절반 가량은 저축 여력이 소득의 30%를 밑돌았고 12.7%는 소득보다 지출이 더 컸다.
올해 재정 및 경제적 목표를 묻는 질문에 17.9%는 당장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고 응답했고 13.4%는 재정목표가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러한 인식은 MZ세대에서 더 높게 나타났는데 저축여력이 부족해 미래를 대비할 여유가 많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업권 간 경계가 없는 치열한 경쟁 여건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황 속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금융소비자의 변화를 이해하고 예민하게 반응해야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이번 보고서가 금융소비자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