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점포 통·폐합 마무리 수순...국민·우리은행 "적정선 달라, 마이웨이"

2023-01-03     김건우 기자
한용구 신임 신한은행장이 은행 점포 통·폐합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다고 언급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의 점포 통·폐합 과정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 은행들은 코로나19 여파 및 비대면 금융 강화로 내점 고객들이 줄어들면서 수 년 전부터 수익성이 낮거나 방문 고객이 적은 점포를 중심으로 인접 점포와 통·폐합하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은행들은 각 은행별로 주 고객층과 점포 전략이 다르다는 점에서 신한은행과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점포 10곳만 줄인다는 신한은행...다른 은행들은 '미정'

한용구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12월 30일에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해와 올해 출장소 포함 약 150개 점포를 통폐합했고 내년 초에도 10여 개가 통폐합되는데 (통폐합 작업은)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수 년간 영업점을 거의 줄이지 않았지만 최근 2년 간 약 130여 곳 이상의 점포를 급격히 줄이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점포 폐쇄에 반대하는 집단 행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현재까지 예정된 신한은행의 통·폐합 예정 점포는 3곳이다. 한 행장이 10곳 내외를 언급한 점을 고려할 때 올해는 사실상 점포 수를 유지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른 시중은행들이 신한은행과 같은 입장은 아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4월까지 점포 66곳을 인근 점포와 통·폐합 하기로 확정하면서 감소폭이 가장 컸고 우리은행은 이보다 한참 적은 7곳이 예정돼 있다. 하나은행은 아직까지 올해 통·폐합 예정 점포가 없다. 

금융권에서는 각 은행이 태생적으로 주 고객층이 다르고 점포 통·폐합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점에서 이번 신한은행의 조치가 은행권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각 은행들이 점포를 집중적으로 통·폐합하던 시기도 다르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부터 매년 50여 곳 이상 점포가 통·폐합 되고 있고 KB국민은행은 올해 4월까지 이미 66곳이 추가로 줄어들 예정이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2020년부터 정포 통·폐합에 나서 2년 간 130여 곳 이상 줄었지만 올해는 예정된 통·폐합 점포가 출장소 포함 10곳 내외다. 하나은행은 과거 외환은행 합병 이후 인접 점포를 줄이기 위한 통·폐합이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자연 감소분 수준으로 줄어드는데 그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오프라인 채널이 기본 베이스이기 때문에 각 은행마다의 태생에 따라 점포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마다 점포 수의 적정선을 고려하는 기준 또한 다르기 때문에 일부 은행의 조치가 타 은행의 점포 전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 신한은행이 노령층 고객 밀집 지역에 오픈한 '고객중심영업점' 전경

은행들은 '실내 마스크 조치 해제' 등과 같이 코로나19 관련 방역조치가 완전 해제된 시점에 고객들의 오프라인 지점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중이다. 은행 노사는 실내 마스크 조치 해제시 은행 영업 종료시간을 현재 3시30분에서 4시30분으로 다시 늘리는 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현재 은행 주요 업무 중에서 비대면 채널 비중이 70~80%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조치 완전 해제 이후에도 대면 채널이 과거보다 활성화 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은행권 비대면 강화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당시에는 모든 은행들이 비대면 채널을 늘리는게 공통된 전략이었기에 다시 원상복구 됐을 때 비대면에 익숙한 고객들이 다시 영업점으로 나올지는 지켜봐야한다”면서 “은행들도 그 상황에 맞춰 채널 전략을 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