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메디컬·바이오·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 속도전...화학·유통 수익성 개선은 '발등의 불'
2023-01-11 이은서 기자
신년사에서 신동빈 그룹 회장이 강조한 ‘새로운 롯데’는 기업 가치를 높이고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만들자는 의지가 담겨있다.
◇ 롯데케미칼·롯데제과는 수익성 하락 방어 과제... 롯데온 수익성 회복 관건
롯데그룹의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은 올해 본업인 석유화학 사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을 구축하고, 수소사업과 배터리소재사업 등 신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소사업에서 2030년까지 120만 톤 규모의 블루수소 및 그린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국내에 도입하고 이를 통해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배터리소재 사업도 2030년까지 4조 원을 투자해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석유화학 사업에서는 2030년까지 재활용플라스틱소재 사업 규모를 100만 톤까지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지난해부터 롯데케미칼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 회복은 시급히 풀어야할 숙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가 확대되면서 연간 영업이익 -4401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약 24% 늘어난 22조451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총 2조700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정돼 있어 수익성 회복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
롯데의 또다른 주력사업인 롯데쇼핑은 백화점 부문에 오는 2024년까지 2조3791억 원을 투자해 백화점 1위 탈환을 노린다. 전망도 밝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의 식품 사업 계열사인 롯데제과는 신동빈 회장의 주문에 맞게 올해 해외사업 강화를 통해 성장을 꾀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롯데푸드와 합병한 롯데제과는 기존 롯데푸드의 분유, 캔햄, 제품 등을 롯데제과 해외 영업망을 통해 수출국 확대에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은 올해 건기식, 저칼로리, 저당류 등 음료를 출시하며 포트폴리오를 넓힐 방침이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9월 건기식 회사 ‘빅썸’ 지분 52.93%를 95억 원에 인수해 건기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엇갈릴 전망이다. 롯데제과의 지난해 연간 엽업이익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롯데칠성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일제히 두 자릿수 비중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경기 침체 상황에 지속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면서 '새로운 롯데'의 도약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메디컬, 바이오, 모빌리티 등 신규 분야 도전...미래 성장 동력 확보
롯데그룹은 미래 성장 동력으로 메디컬, 바이오, 모빌리티 분야를 점찍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논의는 오는 1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타워에서 열리는 롯데그룹의 사장단 회의(VCM)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날 자리에는 신 회장과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지주 대표이사)을 비롯해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화학군 총괄대표),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유통군 총괄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건설 대표이사)과 각 계열사 임원이 대거 참석한다.
바이오 사업의 경우 지난해 12월 31일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에 대한 모든 인수절차 마무리를 짓고 이달부터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공장으로 새출발했다.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조5000억 원, 영업이익률 30%, 기업가치 20조 원을 달성할 수 있는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시러큐스 공장의 추가 투자도 계획 중이다. 생산 가능 시설이나 설비 증설, 새로운 분야 확장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70명 규모의 신규 인력 채용, 약 7000만 달러 투자도 예정돼 있다.
메디컬 사업인 롯데헬스케어는 헬스케어 전문 플랫폼 ‘캐즐’의 정식 출시를 오는 8월 앞두고 있다. 4월에 먼저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캐즐은 고객의 건강정보를 모아 건강생활을 향상시킨다는 의미로 진단과 개인별 추천을 통해 구매까지 이어지는 플랫폼이다.
아울러 롯데헬스케어는 테라젠헬스에 250억 원을 투자한다. 캐즐에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접목시키기 위해서다. 향후 운동과 건기식 등 신체 건강관리뿐 아니라 정신 건강관리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롯데헬스케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에 참여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