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CES 2023 전시관에 3만명 인파 몰려...볼거리·시식·오감체험 등 호평
2023-01-09 유성용 기자
지난해 열린 CES 2022와 비교하면 1만1000여 명에서 세 배가량 늘어난 규모다.
‘탄소감축 행동’을 주제로 꾸며진 전시관은 개막 첫 날 7500여명이 찾았고, 6일에는 9500명이 방문했다. 7일과 8일에는 총 1만3000여 명이 SK 부스를 찾았다.
오전 9시 전시관 오픈에 맞춰 입장을 위한 관람객들의 줄이 눈길을 끌었다.
SK 관계자는 “가전제품이나 승용차 같은 실물 소비재를 전시한 것도 아니고, 배터리 등 부품과 소재 중심의 B2B 기업 전시관에 이렇게 많은 관람객이 몰린 것은 이례적”이라며 “다양한 볼거리와 시식 등 ‘오감 체험’ 요소들로 ‘탄소감축’이란 다소 무거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입소문이 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번 전시관을 ‘행동(Together in Action : 함께, 더 멀리, 탄소 없는 미래로 나아가다)’을 콘셉트로 꾸몄다. 지난해 CES 2022에서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2억톤)를 줄이겠다고 공표하며 ‘동행’을 주제로 삼았다.
SK는 메시지 전달을 극대화하기 위해 먼저 전시관 첫 구역에 뉴욕 자유의 여신상, 파리 에펠 탑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기는 가상 광경을 첨단 미디어 아트로 구현했다.
인류가 기후 위기에 맞서 제대로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마주칠 암울한 미래상을 보여준 이 ‘퓨처 마크(Futuremarks)’ 구역은 ‘충격’이 입소문을 낳으며 역설적으로 CES 최고 ‘SNS 성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 등 SK 8개 계열사와 미국 플러그파워, 테라파워, 플라스틱 에너지 등 10개 파트너 사가 함께 'SK, 어라운드 에브리 코너(곳곳에 있는 SK)’ 구역에 선보인 40여개의 친환경 기술과 제품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6일 SK그룹관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늘 고민하는 주제인 탄소감축을 잘 풀어서 전시해 뜻깊고 기쁘다”며 전시관 메시지와 구성을 호평했다.
SK텔레콤이 가상 시뮬레이터로 선보인 친환경 도심항공교통(K-UAM), SK㈜ 파트너 기업인 미국 할리오(Halio)의 스마트 글래스(전기로 유리 투명도를 조절해 건물 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제품) 등을 당장 구매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람객 문의도 이어졌다.
뇌전증 발작을 예측해 감지하는 SK바이오팜의 ‘제로 글래스’와 ‘제로 와이어드’도 많은 관람객들이 직접 착용해보며 전시 담당자들에게 구매 방법 등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들은 SK가 선보인 친환경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ABC방송의 라스베이거스 지역 방송인 KTNV는 생방송으로 SK텔레콤의 UAM 등을 보도했고, 현지 IT 전문매체와 유튜버들의 취재도 이어졌다.
특히 SK가 야외 전시장에 설치한 ‘지속가능식품 푸드트럭’은 ‘CES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나흘 간 1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최태원 회장도 시식한 대체 유(乳)단백질로 만든 ‘SK(Sustainable Korea) 우유 빙수’, 대체 단백질 크림 치즈 등은 SK(주)가 투자한 미국 퍼펙트 데이(와 네이쳐스 파인드에서 당초 준비한 1만2000명 분이 3일째 모두 소진돼 3000명 분을 긴급 공수해야 했다.
최재원 그룹 수석부회장과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장동현 SK㈜ 부회장, SK이노베이션 김준 부회장 등 SK 최고 경영진들은 CES 기간 중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면밀히 살피는 한편, 파트너 사 등 글로벌 기업인들을 잇따라 만나 ‘넷 제로 동맹’ 강화 등을 도모했다.
SK그룹은 ‘탄소감축 행동’이란 전시관 주제에 걸맞게 전시관 설치와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약 575톤 추산)을 상쇄할 계획이다. 관람객들이 전시관 내 ‘넷 제로 기부 룰렛 게임’에 참여해 쌓은 포인트(약 1억 원 상당)에 SK가 매칭해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SK는 CES 기간 중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중앙 로비에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용 대형 광고물을 설치하고, UAM 등 전시물을 활용해 ‘부산 엑스포’를 알리는 등 ‘엑스포 전도사’로도 활약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CES에서 SK 외 다른 국내외 기업들도 ‘탄소감축’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등 넷 제로가 글로벌 중심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파트너들과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과 관련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탄소감축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