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상승·국제유가 회복세...'침체' 예감에 떨던 정유사들 안도의 한숨
2023-01-17 박인철 기자
중국 내 코로나 확진 안정과 이에 따른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도 있어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다만 환율 하락과 겨울철 종료 등으로 지난해만큼 역대급 초호황은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9.3달러를 기록했다. 1월 첫째 주 8.2달러보다 1.1달러 상승했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정유사들의 상반기 정제마진은 월평균 14.7달러였다. 3월부터 6월까지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지표가 그 정도는 아니지만 하락세를 겪던 4분기(평균 6.3달러)보다는 크게 높아졌다.
국제유가도 오름세다. 이달 첫째주만 해도 70달러 선에 머물던 두바이유, 브렌트유는 13일 기준 각각 81.07달러, 85.28달러로 올라왔고 텍사스유도 79.86달러로 80달러에 근접해졌다. 브렌트유와 텍사스유는 13일 수치가 올해 최고가다.
정유사 실적은 재고평가이익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정유사들이 사들인 원유가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한 달가량이 걸리면서 생기는 가격의 ‘시차효과’로 유가가 오를수록 재고평가이익은 늘어난다.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 GS칼텍스(대표 허세홍), 에쓰오일(대표 후세인 알 카타니), 현대오일뱅크(대표 강달호) 등 정유 4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배경이다.
정유사 중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1분기 예상 실적을 살펴봐도 수익성이 뚝 떨어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각각 8623억 원, 6964억 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7%, 47.9% 감소하는 수치다. 절반 가까이 수익이 줄어드는 셈이다.
그러나 중국의 석유제품 순수출량이 442만 톤, 최근 2년 중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나란히 오름세를 회복하면서 분위기가 다시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업계 사람들도 놀랄 만큼 이례적으로 정유업 호황이 지속됐다. 올해는 그렇게 기대할 수도, 기대하는 분위기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어느 해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돼 석유 수요 둔화도 걱정해야 한다. 일희일비할 수 없다. 변동성이 어느 해보다 심할 것”이라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