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 명가 쿠첸·쿠쿠 해외로 해외로...국내선 시장 포화로 실적 내리막
2023-02-03 송혜림 기자
2일 쿠쿠홀딩스(대표 구본학)에 따르면 해외 법인들의 지난해 9월까지의 공시 기준 매출은 약 93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7% 늘었다. 특히 쿠쿠전자 중국 법인인 중국 청도 복고전자를 비롯한 중국 법인의 매출 실적은 6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 기간 동안 중국의 주요 온라인몰에 단독 브랜드샵으로 입점한 쿠쿠 직영 점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쿠쿠 관계자는 "올해는 중국의 코로나19 통제 완화 정책과 맞물려 오프라인 내방객 증대가 예상되는 상황"며 “중국 지역에 특화된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주력 상품인 밥솥 외에도 여러 주방·생활 가전 품목을 확대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매출 증대를 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베트남 법인의 경우 2018년 11월에 설립된 신생 시장임에도 지난해 9월 누적 매출이 72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이는 최근 3년 간 코로나19의 여파로 베트남에서도 집에서 밥을 지어 먹는 빈도가 높아지자 현지 맞춤형 주방가전 라인업을 구축해 차별성을 두며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쿠쿠는 베트남 내에서의 K-가전 인기를 타고 ‘트윈프레셔 마스터셰프’를 비롯한 밥솥 라인업을 확대, 블렌더 및 식기 건조기 등 주방가전 품목도 더욱 늘릴 방침이다.
쿠첸(대표 박재순)도 쿠쿠와 같은 시장에서 입지 확대에 나섰다. 쿠첸을 이끄는 박재순 대표는 올해 초 내부 신년사를 통해 국내 실적 부진에 맞서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중국과 베트남, 미국에서 사업을 강화할 전략이다.
쿠첸은 2016년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메이디 그룹과 중국 내 제품제조 및 판매를 담당하는 합자회사를 설립한 이후로 꾸준히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메이디 그룹은 중국 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 세계 각지에 생산기지를 보유한 글로벌 가전 기업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말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본격적인 영업 및 마케팅 준비단계에 있다.
쿠첸 관계자는 “쿠첸은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IH열원 기술과 온도제어 기술, 압력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 국가별 특성에 맞춘 제품을 선보여 각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라며 “중국과 베트남은 큰 시장 수요에 발 맞춰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마케팅 투자 등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 돌리는 이유로 내수 시장에서의 실적 부진을 들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간편식이 유행하면서 즉석밥 매출이 전기밥솥 매출을 추월했다. 또한 한 번 구매하면 재구매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전기밥솥 특성상 이미 내수 시장에선 포화상태라는 점도 밥솥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요인이다.
각 사 사업보고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쿠첸 연간 국내 매출은 2019년 1993억 원에서 2020년 1698억 원, 2021년 1533억 원으로 매년 감소세다. 쿠쿠전자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쿠쿠홀딩스의 경우 2022년 9월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456억 원으로 21% 감소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