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계열 비은행 실적 희비...신한금융·우리금융은 선전

2023-02-09     김건우 기자
지난해 금리인상과 증시불황으로 주요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대체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플러스 성장에 성공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에서만 약 2조 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뒀고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도 카드와 캐피탈이 플러스 성장하면서 비은행 순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증권과 생명보험 계열사에서 대규모 운용 손실이 발생하면서 전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도 동반 감소했다.  
 

◆ 생명보험·증권 수익 방어한 신한금융, 비은행 순이익 비중 39.2%로 가장 높아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은행 계열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9000억 원에서 3조1000억 원 사이로 대동소이했다. 하나은행이 3조1692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3조450억 원), KB국민은행(2조9960억 원), 우리은행(2조9198억 원) 순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급증하면서 각 은행들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높은 이익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비은행 부문은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8% 증가한 1조9767억 원에 달했다. 급격한 금리인상과 증시 부진 등 비은행 계열사에게는 혹독한 환경이었지만 오히려 수익성은 향상됐다. 

비은행 맏형 신한카드가 조달금리 상승여파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신한라이프와 신한투자증권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전체 비은행 순이익 상승을 이끌었다. 

신한라이프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자산운용손익이 크게 감소했지만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보험영업손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8.4% 증가한 4636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증시불황으로 수수료 수익과 운용손익이 크게 줄었지만 일회성 이익 지난해 3분기 사옥매각이익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8.6% 증가한 4125억 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은행부문 순이익이 크게 상승했음에도 신한금융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42.4%에서 39.2%로 3.2%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4대 금융지주 중에서 비은행 순이익이 가장 많았고 비은행 수익 비중도 가장 높았다. 

우리금융은 보험·증권사가 없어 비은행 부문 순이익 규모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 비은행 순이익이 전년 대비 13.8% 증가한 5615억 원을 기록했다. 조달금리 인상 압박에도 우리카드가 플러스 성장에 성공했고 우리금융캐피탈도 전년 대비 400억 원 이상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힘을 보탰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수익성 타격을 입은 보험사와 증권사가 없는 덕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도 17.2%에서 16.1%로 소폭 떨어지는데 그쳤다. 다만 타 금융지주 대비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이번 실적에서도 확인돼 향후 비은행 확대가 과제로 놓였다. 

◆ 증권·생명보험 수익부진 뚜렷한 KB금융·하나금융.. 비은행 수익 감소

반면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증권사와 생명보험사 실적이 부진하면서 비은행 순이익 규모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비은행 부문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조7033억 원, 비은행 순이익 비중도 44.2%에서 36.2%로 8%포인트 하락했다. KB손해보험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KB증권과 푸른덴셜생명의 수익성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KB손해보험은 손해율 개선 및 부동산 매각이익 등이 반영되면서 연간 당기순이익 5577억 원을 기록하는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KB증권이 지난해 상품운용손익에서 적자가 발생하면서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5.3% 감소한 2063억 원에 그쳤다. 푸르덴셜생명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25.6% 감소한 2503억 원에 그쳤다. 

하나금융지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2.9% 감소한 7200억 원에 그쳤고 비은행 순이익 비중도 35.7%에서 19.9%로 15.8%포인트나 떨어졌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3.3% 증가한 3조1692억 원으로 순이익 기준 시중은행 1위를 달성했지만 하나증권과 하나카드가 같은 기간 순이익이 각각 75.1%와 23.4% 감소하면서 전체 비은행 실적이 동반 하락했다.

특히 하나증권은 지난해 연간 매매평가이익이 1415억 원 적자를 기록했고 수수료 이익도 전년 대비 33.8% 감소한 3871억 원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특히 하나증권은 지난해 연간 매매평가이익이 1415억 원 적자를 기록했고 수수료 이익도 전년 대비 33.8% 감소한 3871억 원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증시약세에 따른 중개수수료 등 자산관리수수료가 줄었고 시장환경 악화로 IB수수료가 감소한 탓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수수료 이익 약세가 이어졌고 채권 등 유가증권 트레이딩 수익 감소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가격 하락으로 증권사 운용손익이 전반적으로 급락했지만 연간기준 적자가 발생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채권을 그만큼 많이 판매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손실규모가 큰 편"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