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수익 소폭 감소...키움·한화·교보증권 등 되레 증가
2023-03-08 원혜진 기자
실제로 지난해 신용공여 이자수익 100억 원이 넘는 증권사 21곳 중 10곳의 수익이 전년 대비 오히려 늘어났는데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BNK투자증권 등의 경우 이 기간 두 자릿수 비율로 수익이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높은 이자율을 적용해 이자수익을 보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 기조로 인해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신용공여 이자율이 상승하다 보니 나타난 현상이라는 해명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신용공여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35조4550억 원으로 전년 말 41조3110억 원 대비 14.2% 감소했다. 이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21년 말 23조883억 원에서 지난해 말 16조5186억 원 2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공여는 투자자가 증권사에 예탁한 유가증권을 담보로 빚을 지는 것으로 신용거래융자, 증권담보대출 등이 포함된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을 담보로 주식매수 자금을 융통하는 것이고 증권담보대출은 현금을 대출받는 것이다.
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지난해 2조6472억 원으로 같은 기간 2.7% 감소한 데 그쳤다. 전체 증권사 32곳 중 지난해 처음으로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발생한 리딩투자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을 제외하고 14곳이 전년 대비 이자수익이 증가했다.
대형사인 키움증권이 2021년 3417억 원에서 지난해 3430억 원으로 9.3% 늘어 가장 많이 수익이 확대됐다.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도 이자수익이 소폭 늘었다.
신용공여 이자수익 100억 원이 넘는 중소형사 중에서는 BNK투자증권이 같은 기간 22.6% 늘어난 114억 원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교보증권이 14.8% 증가한 411억 원을, 한화투자증권도 13.1% 증가한 551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증권사 가운데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가장 많은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지난 2021년 4426억 원 대비 7.9% 감소한 4078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21년도는 저금리 기조가 팽배했다면 지난해의 경우 급격하게 기준금리가 오르는 등 고금리 기조가 유지됐다"며 "신용공여 이자율에도 반영이 되었기 때문에 잔고가 줄었더라도 이자수익은 유지가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시장금리가 안정되고 있고 최근 들어선 이자율이 다시 낮아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이자율은 최고 10%대까지 오른 반면 예탁금이용료율은 0%대가 유지되면서 '이자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이에 최근 금융당국은 증권사 이자, 수수료율 부과 지급 관행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