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사외이사 2명 겸직 유지...은행 의존도 너무 높은 특성 때문?

2023-03-09     김건우 기자
임종룡 차기 회장 체제에서도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사외이사진 일부 겸직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19년 재출범 당시부터 일부 사외이사가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겸직해 오고 있다. 

은행 수익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금융만의 특수 상황이 반영된 결과이라고 하지만 은행의 독립 경영 차원에서는 사외이사 겸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은행계 금융지주사 중에서 금융지주와 은행 사외이사가 겸직을 하는 경우는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계열사 사외이사 겸직 없이 엄격하게 분리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 금융지주 재출범 이후 겸직 이어져... 은행 의존도 높은 수익구조 탓

현재 우리은행 사외이사는 총 5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금융지주 사외이사 겸직 인사는 절반이 넘는 3명이다. 박상용·노성태·정찬형 사외이사는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고 박수만·김준호 사외이사는 우리은행만 맡고 있다. 

박상용·노성태 사외이사는 지난 2016년 말부터 만 6년 넘게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맡고 있고 정찬형 사외이사는 만 4년 이상 사외이사를 담당했다. 3명 모두 지난 2019년 우리금융지주 재출범 당시부터 지주 사외이사도 겸직 중이다. 
 

이번 주총을 끝으로 박상용·노성태 사외이사가 물러나지만 정찬형 사외이사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두 곳에서 모두 사외이사 재선임 대상에 올랐다. 

여기에 우리은행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윤수영 전 키움증권 사장과 박승두 청주대 법학과 교수 중에서 윤 후보는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로도 추천된 상황이다. 주총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우리은행 사외이사 4명 중에서 2명(정찬형·윤수영 사외이사)은 우리금융지주 겸직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되는 셈이다.

금융지주 및 자회사 사외이사 겸직은 위법 사항이 아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회사 및 그 회사의 계열사의 상근 임직원 또는 비상임이사를 맡거나 최근 3년 간 상근 임직원 또는 비상임이사를 맡은 경우에만 겸직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지만 비상근직이고 회사 경영에 밀접하게 관여하기보다는 감시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겸직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직은 은행 수익구조가 지나치게 높은 우리금융이 처한 환경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전년 대비 1.1%포인트 하락한 16.1%를 기록하며 4대 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낮았다.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보험·증권사가 없어 구조적으로 은행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금융지주의 주요 의사결정의 상당수가 은행 부문이다보니 효율성 측면에서 일부 겸직인사를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수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황이 반영된 부분으로 볼 수 있다"면서 "향후 비은행 영역이 확대돼 비은행 자회사들이 많아지면 사외이사진 분리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겸직 취지는 금융지주와 자회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함인데 자회사가 하나가 아닌 여럿이 있다면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금융지주는 전체 자회사에 대한 전략수립과 경영관리, 은행은 은행 나름의 경영전략과 이를 위한 사외이사의 역할이 있으니 분리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