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은행 건전성보다 금리부담 리스크가 더 취약"

2023-03-24     김건우 기자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딧스위스(CS) 등 해외 은행들의 건전성 악화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 건전성보다 소비자들의 금리부담이 더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24일 오후 신한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SVB 사태와 같은 취약점으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은행 건전성보다 차주들에 대한 금리 부담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 국내 금융권의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잔액 기준 대출금리 인상 추세는 꺾였지만 국민 체감이 높은 잔액기준 대출금리는 상승세이기에 개별 은행의 건전성보다는 가계와 소상공인 금리부담이 커질 경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어 고민"이라며 "은행들의 금리부담 경감 노력은 전체 시스템 리스크를 줄이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SVB 사태와 연계해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중인 스몰라이선스 혹은 챌린저뱅크 등 특화은행 설립 추진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SVB의 유동성 악화는 특화은행이어서 실패한 것인지 유동성 관리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견해는 다르다"면서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염두하되 은행산업 경쟁력 확보방안이 그러한 사유로 인해 배제하거나 그럴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최근 금융지주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사외이사 재선임과 퇴직금 명문화 등 현안에 대해서는 개별 회사와 인물에 대한 문제라는 점에서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사외이사 임기가 보통 2~3년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사외이사가) 한 번에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어 교체비율을 산술적으로 보는 것은 경계해야한다"면서 "이사회 면담 정기화 문제는 어떤 식으로 논의할지 새로 취임한 금융지주 회장이나 금융회사 CEO와 오해 없도록 소통 중이다"고 밝혔다. 

현재 임원 9명 중 3명이 공석 상태인 금감원 후임 임원 인사에 대해서는 확정할 수 없지만 중요한 보직이 비어있는 곳은 신속하게 후임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부원장급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처장, 부원장보급에서는 기획·경영담당과 공시조사담당 부원장보 자리가 비어있다.

다만 금융소비자보호처장에 대해서는 각 업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 원장이 언급하면서 업계 출신 전문가 선임을 염두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 원장은 "중요한 보직이 비어있는 곳은 최대한 신속하게 적임자를 모실 수 있는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다"면서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업무는 각 권역 성격이나 산업 특성을 잘 알아야 산업적 측면과 소비자보호 측면을 균형있게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그런 관점에서 적임자를 물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