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증권사들, 정규직 줄이고 계약직 늘려...메리츠·다올·하나증권 비정규직 비율 50% 넘어

2023-03-30     원혜진 기자
지난해 유동성 위기, 실적 악화로 인력 감축에 나선 증권사들이 정규직을 줄인 대신 비정규직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비정규직을 전년 대비 41% 늘린 반면 정규직은 8% 감축했고, IBK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등도 20% 가까이 비정규직을 늘렸다.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이 50%가 넘는 곳도 3개 증권사나 됐다. 메리츠증권은 직원 1495명 중 비정규직이 915명으로 61%였다. 이어 다올투자증권이 466명 중 256명으로 55%의 비율을 기록했고, 하나증권이 1781명 중 929명으로 52%로 나타났다. 

30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자기자본 상위 20개 증권사의 총 직원 수는 3만3153명으로 전년 3만3093명 대비 60명 증가했다. 
 

이 기간 정규직 수는 2만3818명에서 2만3553명으로 265명(1.1%)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은 9275명에서 9600명으로 325명(4%) 증가했다. 

지난해 비정규직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유안타증권으로 2021년 249명에서 2022년 351명으로 41%(102명) 늘었다. 반면 이 기간 정규직은 1469명에서 1358명으로 8%(111명) 감소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기존 정직원에서 계약직으로 전환한 직원들이 있었고, 신규입사자(입사 후 1년간 비정규직, 이후 정직원 전환)로 인해 수치의 변화가 생긴 듯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투자증권이 지난해 비정규직 수가 336명으로 전년 대비 18% 늘었고, IBK투자증권이 310명으로 같은 기간 17% 증가했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정규직은 459명에서 410명으로 44명(11%) 줄어 정규직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감축으로 인한 공백을 비정규직 인력을 늘려 대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금융투자업계는 유동성 경색, 실적 쇼크 등으로 인해 희망퇴직,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닥쳤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신입 직원을 제외한 정규직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었고 하이투자증권, KB증권 등에서도 사업부 폐지 및 희망퇴직 등을 단행한 바 있다. 

다만 증권업계는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보수가 천차만별인 데다 이직도 활발해 연봉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 계약직 비율이 타 업권 대비 높게 나타나는 경향도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원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