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주요 자회사 내부출신 CEO 선임으로 안정 출발...사외이사는 친정부 인사 영입 논란

2023-03-30     김건우 기자
올해 초 김성태 행장 체제로 출범한 기업은행이 자회사 대표이사(CEO) 대부분을 내부 출신 인사로 선임하면서 안정적 기조로 새출발했다. 

하지만 은행 사외이사 2명을 현 정부와 연결된 인사로 임명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관치금융이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기업은행 자회사 8곳 중에서 CEO 임기가 이미 만료됐거나 이 달 중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7곳이다. 이 중 후임자 인선이 완료된 5곳은 모두 기업은행 또는 자회사 출신 인사가 CEO로 임명됐다. 
 

핵심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은 은행 출신 서정학 전 IBK저축은행장이 임명됐다. IBK투자증권은 김영규 전 대표를 제외하면 자본시장 전문가가 임명되는 관례가 있었고 전임자인 서병길 전 대표는 외부 공모로 선임됐지만 이번에 다시 내부 인사로 선회했다. 

지난해 자회사 중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냈던 IBK캐피탈은 사상 처음으로 내부 승진을 통해 대표이사가 임명됐다. 함석호 전 IBK캐피탈 기업금융본부장이 주인공으로 여신운용과 경영관리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BK저축은행은 김재홍 전 기업은행 개인고객·카드사업그룹 부행장, IBK연금보험은 서치길 전 기업은행 경영그룹 부행장이 임명됐고 IBK시스템은 김윤기 전 기업은행 준법감시인이 자리를 옮겼다. 

남은 자리는 IBK신용정보와 IBK서비스 2곳으로 이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IBK신용정보다. IBK신용정보는 김창호 전 대표를 제외하면 주로 기획재정부 또는 정치인 출신 인사가 임명된 대표적인 외부인사 몫이다. 

이 때문에 IBK신용정보 차기 대표이사로 전직 금융관료 출신 인사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IBK신용정보 대표가 외부 출신으로 임명되더라도 은행 자회사 8곳 중 7곳이 내부 인사로 선임되는 셈이다. 

다만 은행 사외이사로 친정부 성향 인사가 임명되면서 관치논란이 사그라든 상황은 아니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총 4명으로 이 중 임기가 지난해 만료된 인사 2명 몫의 자리가 바뀌었다. 

기업은행은 지난 28일 이근경 전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전현배 서강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이 전 차관보는 지난해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지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전 교수는 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분과위원으로 활동했다. 

국책은행 특성상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항상 정부 측에 우호적인 인사 선임을 두고 보은인사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권 당시에도 김세형 전 사외이사가 당시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자문위원 활동이력으로, 김정훈 사외이사 역시 문 전 대통령 지지선언을 했던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소속이라는 점이 거론돼 보은 인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동철 기업은행 노조 부위원장은 "최근 금융당국 차원에서 은행 지배구조 개선을 목표로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저지시켜놓고 막상 낙하산 인사로 사외이사를 내려보냈다"면서 "대통령도 사외이사의 건전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강조했음에도 보은인사로 2명을 내려보내는것 자체가 이율배반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