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은행, 금융소외 노인 위한 특화점포 속속 선보여...점포 폐쇄 대안될까?

2023-04-06     김건우 기자
오프라인 은행 점포들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금융소외계층인 노인들을 위한 특화점포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상생금융' 취지에도 부합할 뿐더러 대부분 기존 점포 부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점포 폐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고객중심영업점'을 선보이며 선도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우리은행이 최근 '시니어플러스'라는 이름의 점포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중 노인특화점포에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금융소외계층 특화점포인 '고객중심영업점'을 현재 6곳 운영하고 있다. 

고객중심영업점은 고객 수가 많으면서 금융소외계층 고객 비중이 높은 지역을 우선순위로 오픈했는데 기존 은행 영업점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KPI 폐지 ▲지점장 공모제 등을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고객중심영업점 지점장 공모시 경쟁률만 50대1에 달했고 타 점포와 달리 지점장 조건을 '차장급'까지 대폭 하향하는 등 파격적인 운영 방식을 택하고 있다. 
 
▲신한은행 고객중심영업점 중 한 곳인 신림지점에 설치된 '디지털맞춤영업점'

특히 고객중심영업점 중 하나인 서울 신림점을 비롯해 일부 점포에 선보인 '디지털맞춤영업점'의 경우 업무 목적에 맞게 유도선을 설치하고 시니어 고객 맞춤 디지털 화면 등을 배치하며 노령층 고객 편의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은 전국에 설치된 모든 ATM 기기에 '큰 글씨 ATM'을 도입하고 모든 영업점에 금융소외계층 우선창구인 '마음맞춤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노인특화점포를 선보이면서 바짝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서울 돈암동 동소문지점에 '시니어플러스 1호점'을 선보였고 최근에는 서울 영등포 지역에 '시니어플러스 2호점'을 출점했다. 두 곳 모두 기존 우리은행 폐쇄 점포 자리에 설치된 점이 특징이다.
 
▲ 지난해 12월 처음 선보인 우리은행 노인특화점포 1호 '동소문시니어플러스 영업점'

시니어플러스 지점은 다른 영업점과 달리 원금보장형 상품 위주로 취급한다.  업무 범위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노령층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예·적금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 케이스다.

특히 영업점 한편에 주변 어르신 모임 장소와 금융교육 장소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랑채를 운영하고 있어 '마을 사랑방' 콘셉트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내 서울 화곡동 지역에 3호점을 출점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0년 7월 광주지점 내에 설치한 '시니어 문화아지트'가 대표적인 노인특화 점포다. 

기존 은행 업무 뿐만 아니라 문화 소외계층인 시니어 고객들의 불편과 소외감을 해소하는 공간으로 ▲시니어 혜택 ▲신중년 라이프를 위한 콘텐츠 ▲다양한 모임 공간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금융소외 방지를 위해 스마트폰 활용 금융교육과 금융사기예방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현재 약 50여개 지점에서는 고기능자동화기기(스마트텔러머신) 사용이 서툰 노령층 고객의 이용을 돕는 전담 매니저를 배치해 은행 업무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다. 

그 밖에 우리은행과 함께 선보인 공동점포와 공동ATM 지점, 산업은행과의 공동점포 등 노령층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 측은 "시니어를 위한 특화 영업점을 오는 9월 말 추가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시니어 고객들을 위한 ATM 큰글씨 화면 개선 및 특화점포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인 KB국민은행 이동점포 'KB시니어라운지'

KB국민은행은 현재 노인특화점포는 없는 대신 이동점포 개념의 'KB시니어라운지'를 두고 있다.

간단한 금융거래와 보이스피싱·비대면 거래 관련 금융교육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대형 밴 한대가 운영 중이고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지역 5개 복지센터를 순회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